탄핵심판서 만난 ‘묘한 인연’
朴측 대리인으로 돌아온 이동흡
이정미 대행과 1년3개월 한솥밥


8일 헌법재판소 안팎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시점이 임박해 오면서 헌재의 탄핵 심판에 참여하는 주요 ‘등장 인물’ 간 ‘과거 인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초유의 탄핵 심판’의 좌장을 맡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이동흡 변호사는 2011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약 1년 3개월 동안 같은 시기에 헌법재판관을 역임한 인연이 있다. 2006년 한나라당 몫으로 임명된 당시 이동흡 재판관은 2013년 2월 13일 박 대통령의 지명으로 헌재소장 후보자에 내정된 지 41일 만에 특정업무경비 유용 의혹 등으로 낙마했고, 최종적으로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린 후 2015년 2월에야 변호사로 개업할 수 있었다. 이 변호사가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으로 선임된 후 처음 열린 변론기일에서 헌재 측은 “이 변호사님이 오시니 이제야 탄핵심판 같다”라고 칭찬까지 했는데, 두 번째 변론기일에서 최종변론기일을 연장해 달라는 이 변호사의 요청을 헌재가 단호하게 끊어버리며 기존의 ‘냉랭한 관계’로 돌아갔다.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을 ‘국회 측 수석 대변인 같다’고 해 논란을 일으켰던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와 강일원 재판관은 과거에도 ‘껄끄러운 관계’였던 적이 있다. 김 변호사가 2009~2011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으로 일할 당시 강 재판관은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으로 재임했다.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은 사법부의 각종 정책과 국회 관련 업무를 총괄한다. 당시 김 변호사는 사법부를 향해 전관예우와 사법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당시 강일원 기조실장은 변협의 주장에 맞서 국회 입법 추진을 방어하고 반대 논리를 설파해야 하는 처지였다. 당시에는 김 변호사가 공세적인 입장이었다면, 이번 탄핵심판에서는 위치가 바뀌었다. 김 변호사가 대리인단으로 헌재에 증거와 증인, 법리 채택을 요청해야 하는 입장이고, 강 재판관은 주심으로서 대리인단의 요청을 들어본 뒤 이를 받아들일지를 판단·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심판정 안에서 만난 인연은 아니지만, 김평우 변호사의 심판정 내 ‘막말 변론’을 징계한다고 밝힌 김현 대한변협 회장은 과거 김평우 변호사가 대한변협 회장이었던 시절 서울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2009년 2월 열린 서울변회 정기총회에서 김현 회장이 당시 서울변회 회장으로 선출됐고, 김평우 변호사가 서울변회의 대한변협 회장 후보로 선출됐다. 김평우 변호사는 지난달 22일 열린 16차 변론기일에서 ‘막말’이 섞인 변론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김현 회장은 지난달 27일 취임과 동시에 김 변호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했다. 변협은 오는 13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김 변호사 징계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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