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국방부에 개선 권고

군에서 영창 미결수용자의 접견 및 전화통화 내용을 기록·녹음할 때 당사자 동의도 얻지 않고, 개인의 사생활에 해당하는 부분까지 기록해 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8일 국방부 장관에게 영창 운영 관행 전반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6∼7월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육·해·공군, 해병 등 9개 부대를 대상으로 방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8개 부대가 영창 수용자의 접견 및 전화통화 내용을 구어체 문답형으로 기록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특히 “영창 근무병들은 ‘(살을) 12㎏ 뺐다’ ‘마음이 아프다’ 등 접견 당시 개인의 생리 현상이나 내밀한 감정표현까지 그대로 옮겨 적었다”고 지적했다.

‘군에서의 형의 집행 및 군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군형집행법) 등에 따르면 영창 근무병은 필요하면 재량으로 접견 및 전화통화 내용을 녹음할 수 있다.

그러나 인권위는 꼭 필요할 때만 녹음 등을 하고, 녹음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을 세부 지침을 작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군형집행법에 ‘녹음 녹화하는 경우에는 미리 군수용자와 그 상대방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이 규정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수용자에 대한 과도한 제한 규정 삭제 △수용자 의사를 고려한 교정·교화 프로그램 추진 △영창 처분의 공정성 강화 등 구체적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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