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4반 친구들 마음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어주신 김한나 선생님께.
선생님,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향긋한 꽃 냄새 배달부이던 봄 해님은 벌써 멀리 피서를 가버리고, 시원한 바다 공기 배달부인 여름 해님은 올해에 미련이 남은 것인지 아직도 솟아 넘치는 힘을 불끈불끈 내뿜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5학년 때나 지금이나 저에게 많은 힘을 주십니다. 그때가 기억나시나요? 제가 길게 기른 머리를 짧게 자르고 온 날이었습니다. 저는 단발머리를 한 저의 모습이 부끄러워 아침부터 울상이었습니다. 그런 저의 모습을 보시고 선생님께서는 반 친구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저에게 단발머리가 잘 어울린다며 칭찬을 해주셨지요. 저는 그날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지만,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했기에 무시하고 있었던 사실을 하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단발머리이든 긴머리이든 나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말이죠. 그 다음날 꽤 여러 명의 친구가 머리를 자르고 온 이유를 선생님께서는 알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매주 학교 가는 토요일날 요리 대회를 했던 사실을 기억하시나요? 협력해서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는 그때, 우리 모둠은 완성된 요리를 담을 접시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조 친구들에게 부탁했고, 다른 모둠 친구가 “접시가 매우 지저분한데 그래도 줄까?”라고 물었습니다. 그 질문에 시간이 없었던 저희는 “아무거나 괜찮으니까 얼른 줘”라는 대답과 함께 접시를 받아들었습니다. 선생님께 드릴 음식을 담을 접시였는데도 말이죠. 그 모습을 지켜보시던 선생님께서는 우리 모둠의 샌드위치를 받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처음에 우리 모둠 친구들은 당황해했고, 이내 선생님의 칭찬을 받아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샌드위치를 먹는 다른 조 친구들의 모습을 보자 짜증이 나기까지 했습니다.
그때까지도 몰랐습니다. 우리 모둠이 심사조차 받지 못하고 탈락하게 된 이유를요. 그리고 요리대회가 끝나고 선생님께서는 모둠장이었던 저를 타이르시며 그러셨습니다. 언제 어디에서든지 무엇을 하든 예의는 필요한 것이라고.
선생님! 그릇된 행동을 할 땐 질책해 주시고, 바른 행동을 할 땐 진심을 담아 칭찬하며 보듬어 주고 쓰다듬어 주시던 김한나 선생님, 많이 그립습니다. 저는 지금 예전의 선생님이 걸었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 길 위에서 절망이란 먹구름도 보고 희망이란 예쁜 꽃도 보았지요. 하지만 저는 묵묵하게 선생님의 발자취를 따라갈 것입니다.
선생님, 날씨가 대단히 덥습니다, 부디 건강 꼭 챙기시기를. 이런 무더운 여름날에도 항상 선생님의 곁엔 행복이 머무르기를 소망하겠습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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