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X독가스’ 안보리 갈 가능성
김정남 암살 사건의 여파로 ‘단교 초읽기’에까지 달했던 말레이시아와 북한 간 외교 갈등의 국면이 전환되는 모양새다. 말레이시아 측은 단교 조치 언급을 자제하며 북한 대표단과 접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말레이시아 현지매체 더스타에 따르면 아맛 자히 하미디(사진)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8일 말레이시아 외교부가 북한 대표단을 만날 것이라며 양측이 고조되고 있는 외교적 갈등에 대해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북한의 말레이시아 외교관 억류에 맞서 말레이시아 내 북한인 출국 금지 및 국경 경비 강화, 불법 체류·취업 북한 근로자 체포 등 강경책을 쓰는 동시에 외교 채널을 통한 대화와 협상으로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말레이시아 측은 평양에 억류된 자국 외교관과 그 가족들의 안위를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날 말레이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평양에 억류된 외교관들을 고립시킬 필요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며 북한과의 단교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집 총리는 “아직 말레이시아와 북한 양국 간의 관계는 유지되고 있다”며 “평양과 대화하고 협상할 채널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억류된 자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북한과 대화하고 협상할 채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북한과 단교부터 할 경우 대화 창구가 막히고 내부적으로 ‘피의 숙청’을 일삼는 북한이 보복조치로 억류된 말레이시아인들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말레이시아는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량살상용 화학무기인 VX 가스가 사용된 진상을 밝히기 위해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7일 나즈리 유소프 OPCW 주재 말레이시아 대표는 “말레이시아는 OPCW와 협력하며 화학무기금지협약(CWC) 상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최근 사건(김정남 암살)과 관련해서도 OPCW와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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