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소식이 전해지자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거리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환호하며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소식이 전해지자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거리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환호하며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다.
- 긴박했던 헌재 선고 순간

재판관들 평소보다 일찍 나와
이정미 ‘헤어롤 출근’ 화제
일반방청객 ‘인증샷’ 찍기도

경찰 57개중대 4600명 투입
서울 갑호비상령 삼엄한 경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일인 10일 탄핵 찬반단체들의 목소리가 거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헌법재판소 안팎은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담담한 표정으로 이날 오전 7시 50분쯤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청사로 출근했다. 짙은 남색 정장 차림을 한 이 권한대행이 에쿠스 차량에서 내리자 사복을 입은 경찰관 6명이 빠르게 그를 에워쌌다. 이 권한대행은 탄핵심판 준비에 집중했던 때문인지 머리 손질용 ‘헤어 롤’을 제거하는 것을 깜빡 잊어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그는 “결정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별다른 답변 없이 헌재 건물 안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이에 앞서 7시 30분쯤 헌재에 도착한 주심 강일원 재판관과 김이수 재판관도 “재판관 의견이 모아졌느냐”는 물음에 입을 굳게 닫은 채 발길을 재촉했다. 안창호 재판관과 서기석 재판관은 취재진에게 가볍게 묵례를 한 뒤 금세 자리를 떴다. 오전 11시 선고기일 직전에 예정된 최종 ‘평결’을 준비하기 위해 재판관들이 모두 조기 출근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권한대행 등 8명의 재판관은 오전 11시 정각 ‘박근혜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결정문’을 쥔 채 헌재 대심판정 안으로 들어섰다. ‘일국의 대통령 탄핵 여부’를 목전에 두고 어수선했던 경내는 ‘헌법재판관들의 엄숙한 입장’으로 일순간 침묵에 휩싸였다. 헌법재판관 전원 착석 후, 이 권한대행이 “지금부터 2016헌나1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결정문을 낭독하기 시작했다. 이 권한대행의 발언 내내 7명의 재판관은 엄숙한 표정을 지은 채 정면만 응시했다. 이 권한대행이 “역사의 법정 앞에 서게 된 당사자들로서”라는 말을 할 때 안창호 재판관은 두 눈을 질끈 감기도 했다. 이날 선고에 앞서 국회 측 대리인단과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오전 10시 40분쯤 심판정에 들어섰다. 10시 20분부터 입장을 시작한 일반방청객 24명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인증샷을 남기거나, 탄핵사건 관련 자료집들을 읽으며 심판을 기다렸다.

한편, 이날 서울 지역에 가장 높은 비상 단계인 ‘갑호비상령’을 발령한 경찰은 선고결과에 불복하는 과격행위에 대비해 헌재 주변을 둘러싸고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경찰은 헌재 주변에만 57개 중대(4600여 명) 경비 병력을 투입해 헌재 쪽으로 걸어서 진입하려는 시민들을 검문했다.

최준영·김리안·김성훈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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