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미르 지원’으로 시작
두달뒤 ‘최순실’이름 등장해
‘태블릿PC·安수첩’이 결정타


지난해 7월 언론 보도를 통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미르재단 설립·모금 과정 개입 정황이 처음으로 불거지면서 시작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장장 228일 만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끝을 맺었다.

시작은 TV조선의 보도였다. TV조선은 지난해 7월 26일 ‘청와대 안종범 수석, 문화재단 미르 500억 모금 지원’이라는 제목의 기금 모금 의혹사건을 보도했다. 문화재단 미르가 기업들로부터 486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후원받았으며 안 전 수석이 재단 설립과 내부 인사까지 깊숙이 관여하는 등 사실상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K스포츠재단 후원금 380억 원에도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로부터 두 달 뒤 한겨레신문이 관련 의혹의 핵심에 박 전 대통령의 측근 ‘최순실’이 있다는 사실을 보도해 최 씨의 이름 석 자가 전면에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24일에는 JTBC가 최 씨 태블릿 PC를 단독으로 입수해 그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하고, 국가기밀을 사전에 입수하는 등 국정 전반을 농락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어 문화일보는 박 전 대통령의 부당한 지시가 자세히 기록된 안종범 ‘깨알 수첩’을 보도했다.

박 전 대통령은 3차례 대국민담화를 통해 정치권을 흔들고 민심을 돌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촛불집회 참가자 수가 232만 명(집회 측 추산)까지 늘어나고, 대통령 지지율이 4%로 떨어지는 등 역풍을 부르며 결국 지난해 12월 9일 국회는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이후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의 공식 수사를 시작하게 되고 지난 2월 28일 활동을 종료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구속 기소됐으며 최 씨와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피의자가 됐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를 중심으로 하는 태극기 집회도 11월 6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이후 지난 4월까지 매주 토요일 개최됐지만 탄핵을 막지는 못했다.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은 지난 1월 3일 첫 변론을 시작해 지난달 27일 17차 변론으로 변론절차를 마치고, 10일 오전 마지막 평의와 표결을 통해 박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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