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손톱 밑 가시뽑기’
경영애로 해소 의욕적 추진
현장에선 “체감효과 못느껴”
국정과제 대기업 지원 강요
특혜의혹에 反기업 정서 고조
‘최순실 사건’ 최대 피해자로
권력의 최정점에서 수직낙하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중소기업 활성화와 기업 규제 개혁을 역점 정책으로 추진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삼성그룹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그룹들까지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2월 대통령직에 당선된 이후 꾸려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 기간 중 ‘손톱 밑 가시 뽑기’라는 말로 대표되는 기업 규제개혁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경영 환경의 애로를 해소해 중소·중견기업을 키우고 대한민국 경제에 숨통을 불어넣겠다는 의도였다. 그 상징적인 의미로서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12월 대선 승리 이후 당선인 신분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앞서 중소기업중앙회를 먼저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관련한 규제 개혁에 집중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간 규모의 중견기업에 대해선 가업승계 상속·증여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박근혜정부는 출범 이후에도 ‘손톱 밑 가시’를 뽑는 데 집중했으며 박 전 대통령 스스로 규제 철폐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기업들과 함께 전국 곳곳에 세운 창조경제혁신센터도 사실상 중소기업 육성의 연장선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중소기업 현장에선 박근혜정부의 중소기업 정책 평가가 우호적이지 않았다. 최근 ‘손톱 밑 가시 뽑기’에 대한 평가를 묻는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표들의 44%가 100점 만점에 50점 미만이라고 답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양산과 박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끈 미르 재단 등의 설립 의혹에서 보듯 박 전 대통령은 주요 국정 과제를 대기업의 도움을 받아 추진하는데 몰두했다.
특히 경제계와 정치권 안팎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문화융성이라는 국정 과제 또한 대기업에 대한 강요적 지원으로 일을 추진하려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정치권은 해석하고 있다. 국내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을 강요해 중소기업 지원을 이끌어 내는 것은 가장 손쉬우면서도 구시대적인 방식”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무리수는 대기업들을 정치적 상황에 연루되게 만들면서 위기로 이끌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반(反)기업 정서 또한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제계는 바라보고 있다.
촛불시위를 이끌어 온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함께 재벌 개혁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그룹 총수가 구속된 삼성그룹은 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경제 단체 고위 관계자는 “따지고 보면 대기업들도 최순실 사건의 피해자”라며 “대기업들은 차기 정부에서 반기업 정서 해소라는 큰 숙제를 안게 됐다”고 밝혔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