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유럽중앙은행(ECB)이 더 이상 금리 인하는 없다며 통화정책의 방향 전환을 분명히 했다. 마리오 드라기(사진) ECB 총재는 유럽연합(EU) 정상들에게 통화 완화 정책 이후를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 등에 따르면 ECB는 이날 열린 4월 통화정책회의에서 현재 제로 상태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 금리도 각각 -0.40%와 0.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ECB는 또 4월부터 월간 자산매입규모를 800억 유로에서 600억 유로로 줄이기로 한 지난해 12월 결정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ECB는 기준금리와 양적 완화 수준을 유지키로 했지만 더 이상의 금리 인하는 없을 것임을 밝혀 통화 정책 방향이 완화에서 긴축으로 전환될 것임을 명확히 했다.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통화 완화 정책을 써야 할 ‘긴급한 상황’이 없을 것이라면서 “통화정책위원들은 앞으로 금리를 더 내려야 할 일이 없을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ECB는 지난 2011년 11월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들어가 지난해 3월에 제로금리까지 떨어뜨렸다. 이후 기준금리는 계속 동결했지만 양적 완화 기간을 연장해왔다. 지난해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올 9월 종료예정이던 양적 완화를 올해 말까지로 연장한 상태다.
FT는 투자자들이 ECB가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발을 뺄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ECB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그동안 들어있던 ‘필요시 위임된 책무 범위 내에서 허용된 모든 수단을 쓸 태세가 돼 있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또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3%에서 1.7%로 올리면서 이러한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드라기 총재가 EU 정상들과 나눈 대화도 ECB 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시사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드라기 총재가 EU 정상들에게 ‘ECB 통화 완화 정책은 영원히 계속될 수 없다’면서 ‘지속가능한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