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4차 산업혁명이 핫이슈다.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이후 언론에서 연일 보도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각 기업이나 기관에서도 빠르게 대응할 방안 마련과 로드맵 구축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여기서 우린 한 가지를 간과하고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벤치마킹을 통한 기술 따라가기에 급급해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만 될 뿐이다. 미국이나 영국이 우리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게 된 것은 기술의 차이가 아니라 바로 교육의 차이 때문이다. 토론식 교육을 통해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고 평가지표의 다양화를 통해 ‘국·영·수 잘하는 학생만이 우수학생’이라는 공식을 일찌감치 지양했다. 반면, 우리의 초·중·고 교육은 지난 수년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 왔지만, 아직 대학 입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모든 게 집중돼 있고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근간을 이룬다.
미국이나 영국의 학교수업에서는 정해진 한가지 답(答)을 암기하고 평가하기보다는 개별 학생들이 각자 창의적인 방식으로 자신만의 답을 도출해 나가는 과정 위주의 교육을 추구한다. 주어진 문제 상황을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탐구하는 교육이 오늘날 미국과 영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앞서가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또한, 실패를 대하는 태도나 시선의 차이도 우리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해 나가기 위해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다. 흔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면서도 막상 우리 사회에서 한번 실패를 경험한 뒤 재기할 기회를 얻기는 쉽지 않다. 우선, 자기 자신이 먼저 실패를 부끄러워한다. 게다가 주변에서도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창업자가 실패하는 게 아니라 사업이 실패하는 것’이라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엔젤투자자 마이크 메이플스의 말처럼 미국과 영국의 경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책이 잘 마련돼 있다. 평생교육 활성화를 통해 고등학교나 대학 졸업 이후에도 언제든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새로운 분야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 2015년 미국 노동통계청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이 평생 갖는 일자리는 평균 11.7개, 영국인은 9개로 나타났다. 한국도 이미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다. 지난해 5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15∼29세 청년층의 첫 직장 근속 기간은 평균 1년6개월에 불과했다.
세계경제포럼의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는 2020년까지 200만 개의 현존하지 않는, 전혀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을 전망하고 ‘복합 문제 해결’ ‘비판적 사고’ ‘창의력’ 등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역량으로 선정했다. 바로 우리 교육의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이유다.
입시와 암기 위주의 주입식 학습을 개선하고 어려서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찾아 그 일에 깊이 빠져 개인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한, 평생교육 강화를 통해 언제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어줘야 한다. 새로운 시대는 이미 우리 눈앞까지 다가왔다. 로봇이 대체할 노동 집약적이고 기술 중심적인 일자리가 사라질 일만 걱정할 때가 아니다. 로봇의 개발·통제·활용 등 모든 과정의 핵심은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산업과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창출해 나가는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초·중·고 및 대학, 그리고 평생교육을 연결하는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의 교육개혁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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