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회 놓치면 ‘후회할껄.’

네 편 내 편 가르지도 말고 ‘네 꺼 내 꺼’ 나누지도 말고 모두가 하나 되자.

두 인용문은 소리 나는 대로 쓰기 쉬운 단어 ‘-ㄹ걸’과 ‘거’를 잘못 쓴 사례입니다. 첫째 인용문의 ‘후회할껄’은 글로 나타낼 때는 ‘후회할걸’로 써야 합니다. ‘-ㄹ걸’은 상대방의 행동이나 말이 화자의 기대와 다를 때 가벼운 반박의 뜻을 나타내는데요. 내가 먼저 사과할걸, 미리 준비할걸 등으로 가벼운 뉘우침이나 아쉬움을 나타내는 종결어미로도 많이 활용되지요.

둘째 인용문은 5년 전 발표된 ‘철수야 놀자’란 가요의 노랫말 일부입니다. ‘촛불’과 ‘태극기’로 극명하게 나뉘어 대립하는 광장을 하나로 아우르기에 좋을 듯한 노랫말이지요. 여기서 ‘네 꺼 내 꺼’는 ‘네 거 내 거’가 바른 표기입니다. ‘거’는 ‘것’을 구어적으로 이르는 말로 서술격 조사 ‘이다’가 붙을 때는 ‘거다’가 되고, 주격 조사 ‘이’가 붙을 때는 ‘게’로 형태가 바뀝니다. 네 거 내 거 따지지 말자, 이 가방은 내 게 아니야 등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삼천포와 해태가 서로 이불 주인을 정하는 과정에서 “니 께 내 꺼고 내 께 니 꺼 아니냐”며 우정을 나누는 장면이 있었지요. 이 또한 글로 쓸 때는 ‘네 게 내 거고 내 게 네 거 아니냐’로 해야 합니다.

편을 가르지 말자거나 모두가 하나 되자는 노랫말이 나온 배경엔 하나가 되지 못한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5년 전의 노랫말이 지금 상황에도 여전히 유효한 걸 보면 그동안 제자리걸음, 아니 오히려 뒷걸음질을 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친구 간에, 형제간에 생각은 달라도 함께할 때 함께하고 나눠야 할 때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아쉽습니다. 나라 안팎으로 기삿거리가 넘쳐나는 시절일수록 ‘따로’이기보다는 ‘같이’할 때 더 힘이 되지 않을까요.

김정희 교열팀장 kjh21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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