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안 이르면 16일 공개

WP “감원 통해 마련한 재원
국방·국경안보에 투입 방침”
공화·민주‘예산안’격돌할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정부 공무원을 대규모 감원하는 내용을 담은 예산안을 이번 주에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13일 제기됐다. 공무원 감원과 환경·복지 지원 프로그램 감축을 통해 재원을 확충한 뒤 이를 국방·국경안보에 대규모 투입하겠다는 정책 기조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당장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국경장벽 건설 비용이 예산안에 포함되면 “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이번 주 공화·민주당 간 예산안을 둘러싼 격돌이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연방정부 공무원 감축 내용을 담은 2018 회계연도 예산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공무원 감원을 통해 마련한 예산을 국방·국경안보 비용으로 전용할 계획이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2월 말 공개한 예산안 초안에서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10%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에 트럼프 행정부는 환경규제 반대 기조에 발맞춰 환경보호청(EAP) 예산은 25%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예산안에 담은 정확한 감원 규모는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10%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WP는 전문가 분석을 근거로 “공무원 감원으로 워싱턴 지역의 취업률은 1.8%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8년 회계연도 예산안은 이르면 16일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예산안은 의회에서 상당한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국경장벽 비용만을 놓고도 이미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는 민주당이 순순히 예산안 통과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에게 보낸 공식 서한에서 “멕시코와의 국경에 세우려는 장벽 건설 비용을 예산안에 포함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특히 슈머 원내대표는 “포함된다면 셧다운 투쟁을 벌이겠다”고까지 경고했다. 공화당의 톰 콜(오클라호마) 하원의원도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장애아동 등에 대한 정부 지원 삭감은 몇몇 공화당 의원들을 매우 난처한 상황으로 내몰 것”이라면서 “당 입장을 따를지, 아니면 지역구 입장을 고려할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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