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60대 이상·산업화 세대
대선투표 대거 포기 가능성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이른바 범보수 정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보수 가치를 선보이지 못한 채 분열과 갈등을 거듭하면서 정통 보수층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영남권에 박정희 신화를 본 산업화 세대, 60대 이상의 실버층 등이 주축 세력이다. 범보수 정당들이 현재의 혼란을 거듭할 경우 정통 보수층이 이번 대선에서 대거 투표를 포기하는 거부 운동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한국갤럽이 7~9일 실시·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당 지지도는 자유한국당이 11%, 바른정당이 5%로 나타났다. 두 당이 분당하기 전인 새누리당 지지율이 최대 40% 안팎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정통 보수층이 대략 25% 안팎으로 추정된다.

최근 들어 보수 정당이 분열되면서 보수층 지지기반마저 붕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영남권의 대선주자 지지율 추이를 보면 부산·울산·경남(PK)은 물론 대구·경북(TK)까지 야성이 강해지고 있다.

보수정권에 거의 몰표를 주던 TK는 매일신문과 TBC가 여론조사회사인 폴스미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일과 12일 TK 지역 1366명을 상대로 ‘19대 대선 및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대선주자 11명 중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32.5%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15.4%, 안희정 충남지사 12.6%,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각각 6.8%로 집계됐다.

구 여권 인사인 홍준표 경남지사가 8.3%로 나타났고, 지역 출신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4.2%, 김관용 경북지사 3.1%, 김문수 전 경기지사 1.2% 등이었다. 보수정당의 붕괴는 TK지역의 대선 후보 지지도 변화뿐만 아니라 정통 지지층의 투표율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20대 투표율은 49.4%, 30대 투표율은 49.5%로 4년 전인 19대 총선 때보다 20대는 13%포인트, 30대는 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 보수층 지지 세력으로 분류되는 50대는 65.0%, 60대 이상은 70.6%로 변화가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박정희 신화를 믿는 산업화 세대인 실버층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한국사회의 ‘어르신’으로 상징되는 산업화시대 권위주의 등이 적폐로 규정돼 청산대상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70대 김모 씨는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에 대한 향수에다 우리 세대가 대한민국을 건설했다는 자부심이 합쳐져 나온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그를 지지하는 우리 세대도 비판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누굴 찍을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으며 투표를 안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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