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개막…‘스트라이크존’ 더 넓어져
프로야구가 팬들 곁으로 다가왔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대표팀이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충격의 2연패를 당하며 1승 2패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KBO리그를 통해 팬들의 사랑을 되찾겠다는 각오. 시범경기는 14일 개막돼 오는 26일까지 이어진다. 시범경기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13일 동안 펼쳐지며 총 60경기가 치러진다. 오는 31일 정규리그 개막을 앞둔 마지막 실전 점검 무대. KBO리그는 팀 간 16차전, 팀당 144경기, 총 720게임이 치러진다. 올스타전은 7월 15일 예정돼 있다. kt는 지난해까지 신생팀에 주는 혜택으로 외국인 선수를 1명 더 투입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10개 구단이 똑같이 3명씩 기용할 수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수뇌부의 ‘물갈이’가 특징이다. 선수 출신 단장이 60%인 6명이나 된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넥센 감독을 지낸 염경엽 SK, 유영준 NC, 고형욱 넥센, 송구홍 LG, 박종훈 한화 단장이 선임돼 기존의 김태룡 두산 단장과 함께 선수단과 프런트를 이끈다. 감독 역시 대폭 바뀌었다. 올 시즌엔 모두 4명의 새로운 사령탑이 팀을 지휘한다. 김한수 삼성, 김진욱 kt, 장정석 넥센, 트레이 힐만 SK 감독이 새 얼굴이다.
힐만 감독은 특히 롯데를 지휘했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 이후 7년 만의 외국인 사령탑이기에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힐만 감독은 미국 출신이면서도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사령탑을 지내 동양식 야구, 문화에 익숙하다. 미국식, 동양식 야구의 접목을 꾀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김한수 감독은 1994년 삼성에 입단, 2007년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은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사령탑이기에 ‘맏형’ 리더십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장정석 감독은 운영팀장에서 사령탑으로 변신했고, 김진욱 감독은 두산에 이어 두 번째로 kt를 지휘한다.
변수는 이적생, 용병이다. 150억 원의 몸값을 보장받고 7년 만에 롯데로 돌아온 거포 이대호, 삼성을 떠나 KIA에 둥지를 튼 최형우, 삼성에서 LG로 옮긴 투수 차우찬, LG에서 삼성으로 넘어간 투수 우규민 등의 활약 여부는 팀 성적에 직결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최형우는 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4번 타자로 출전해 2회 첫 타석에서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초구를 공략, 솔로 홈런을 날리면서 장타력을 입증했다.
외국인 선수 30명 중 절반이 넘는 16명이 올해 국내리그에 데뷔한다. 한화는 용병 투수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에게 총액 180만 달러, 150만 달러를 투자했다. 오간도는 메이저리그의 텍사스 레인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을 거쳤고 비야누에바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에서 몸담았다.
KIA의 새 외국인 투수 팻 딘과 야수 로저 버나디나, NC의 투수 제프 맨쉽과 야수 재비어 스크럭스도 수준급이라는 평가. 삼성은 유일하게 용병 3명을 모두 교체했다. 투수 앤서니 레나도는 에이스감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투수 재크 페트릭은 그 뒤를 받칠 전망. 야수 다린 러프는 장타력이 장기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투수 교체시간을 2분 30초에서 2분 20초로 10초 줄인다.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조치다.
KBO리그는 2013년부터 경기당 3시간 20분 이상 진행되고 있다. 투수의 갑작스러운 퇴장이나 부상으로 교체시간이 지연될 경우는 2분 20초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때 투수 교체시간은 심판 재량으로 한다. 이닝 중 투수 교체시간은 2015년에도 한 차례 단축한 바 있다. 당시는 2분 45초에서 2분 30초로 15초 줄었다.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을 얻은 경우 부상을 당했을 때를 제외하고 타자는 1루에 출루한 후 보호대를 풀도록 했으나 다시 홈에서 풀고 1루에 나가는 것으로 변경됐다. 1루에 출루한 후 보호대를 벗는 것이 시간을 더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또 올해부터 메이저리그처럼 비디오 판독센터를 설치해 운영한다. KBO리그 규정 28조 심판 합의판정의 명칭을 비디오 판독으로 변경하고, 경기장 심판실에서 하던 비디오 판독을 올해부터는 판독센터에서 진행한다. 메이저리그처럼 비디오 판독을 경기 현장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판독센터에서 실시하는 것.
비디오 판독을 요청받은 심판은 심판팀장과 함께 인터컴 장비를 착용하고 판독센터의 결과를 수신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 판독센터의 비디오 판독 인원은 TV 중계 영상화면과 KBO가 따로 설치한 카메라 3대로 담은 영상을 분석해 의견을 전달한다.
지난해까지 KBO는 합의판정 요청이 들어오면 경기장에 있는 심판이 중계 방송사의 느린 화면을 보고 판단해 왔다.
메이저리그는 사무국에서 설치한 카메라 자료만을 활용해 판독하지만, KBO는 중계 방송사의 도움을 받는다. 지난해처럼 중계 화면을 계속 사용하면서 방송사 카메라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KBO가 1루와 2루, 홈플레이트 쪽에 자체적으로 설치한 카메라 3대의 영상을 함께 활용한다.
시범경기 첫날 비디오 판독센터가 가동됐다. 김기태 KIA 감독은 두산과의 경기 8회 초 1사 주자 만루에서 왼쪽 폴 위로 넘어간 국해성의 타구가 홈런으로 선언되자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새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한 후 첫 비디오 판독 요청. 김성철 주심과 김준희 3루심은 인터컴을 착용하고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비디오 판독센터의 판독 결과를 기다렸으며, 국해성의 타구는 폴을 벗어난 것으로 확인돼 파울로 정정됐다.
스트라이크존도 손본다. 김풍기 KBO 심판위원장은 “우리 심판들이 전체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좁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며 “야구 규칙에 따른 스트라이크존(타자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 점부터 무릎 아랫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존이 넓어진다. 무릎 아래를 살짝 걸치는 공이나 지난해보다 위쪽으로 공 반 개에서 한 개 정도 높이를 스트라이크로 판정하면 존은 자연스럽게 커진다.
스트라이크존을 변경하면서 심각한 타고투저가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타율 0.300 이상인 타자는 40명이었다. 타고투저는 경기 시간을 늘리는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스트라이크존 규칙 자체는 KBO리그와 메이저리그가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규칙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차이가 누적됐다. 메이저리그는 A4 용지를 세운 것과 비슷하다. 위아래를 KBO리그보다 더 넓게 인정한다. 좌우 폭은 KBO리그보다 좁다. 바깥쪽은 비슷하지만 몸쪽은 KBO리그에 비해 엄격하게 판정한다. 반면 KBO리그는 A4 용지를 옆으로 눕힌 것과 비슷하다. 아래위 폭은 상대적으로 좁고, 좌우 폭은 넓다. 스트라이크존 변경은 시범경기를 통해 완성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김 심판위원장은 “심판의 성향 등에 따라 편차가 다소 발생하겠지만,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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