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영향 최소화 속전속결
후보등록 4월16일전 완료
朴변호인측 준비시간도 배려
거부땐 강제수사 착수 포석
檢 ‘혐의입증 이미 충분’ 자신
靑압수수색 배제할 가능성도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닷새 만인 15일 소환날짜(21일)를 확정해 통보함으로써 첫 대면조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돌발적인 외생변수 개입을 없애면서 속전속결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는 검찰의 자신감, 5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수사를 질질 끌며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피하겠다는 판단 등이 두루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속전속결 수사 왜? =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국정농단 사건의 ‘정점’인 박 전 대통령을 우선 조사하는 강수를 뒀다. 대선국면에 돌입하기 전에 수사를 마무리, 정치적 외풍에 시달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작용했다. 대선일이 5월 9일로 결정되면, 대통령 후보자 등록일은 4월 16일이 되는데 검찰은 이 전에 수사를 끝낸다는 목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 대선주자들이 ‘검찰 개혁’을 역설하는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로 검찰이 대선에 영향을 주려 한다”는 지적도 피할 수 있다. 아울러 ‘1기 특수본’·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 등 국정농단 사건 ‘키맨’들에 대한 조사를 이미 마쳤고, 이들의 진술 등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13가지 범죄 혐의를 입증할 주요 증거를 대부분 확보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조치이기도 하다.
◇‘조사 뭉개기’ 사전 차단 = 검찰이 통상 2∼3일 후로 날짜를 정해 소환통보를 하는 것과 달리, 박 전 대통령에게는 6일 뒤인 21일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박 전 대통령 측이 갖가지 구실로 ‘조사 뭉개기’를 시도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출두 날짜를 촉박하게 요구하면, 박 전 대통령 측이 “조사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조사를 한없이 늦추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박 전 대통령 측이 6일간 추가 변호인을 선임하고, 쟁점을 정리하는 등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줘 이 같은 빌미를 없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약 6일이나 줬는데도 조사를 거부할 경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 ‘명분’이 축적되고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하더라도 역풍에 큰 부담을 가지지 않을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을 하루 이틀 더 빨리 조사하는 것보다는 그가 자진 출석하게 해 검찰이 제대로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정농단 사건 ‘종결 국면’ 진입 가능성 = 검찰이 이른 시점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간 ‘국정농단’ 수사가 생각보다 빠르게 종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검찰은 ‘계좌·통신 내역 조회 등 내사→ 압수수색→ 주변인 소환→ 몸통 소환’ 등의 ‘수사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도 청와대 압수수색 등으로 추가 범죄 자료를 확보하면 그의 혐의가 더욱 또렷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검찰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현시점에서 사실상 배제하는 등 ‘패스트트랙’으로 박 전 대통령을 곧바로 소환하는 수사 방식을 택했다. 이는 국정농단 사건 대부분에 공모자, 지시자로 이름을 올린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최종 정리되면, 이에 연루된 사건 관련자들의 범죄 혐의가 동시에 정리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