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효자’로 유명했던 60대 남성이 80대 노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어머니 성모(88) 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존속상해치사)로 박모(67) 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9일 오후 9시쯤 중랑구 신내동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사는 어머니와 말다툼을 하던 중 홧김에 주먹으로 얼굴을 때려 목숨을 잃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거실 소파에 쓰러져 있던 어머니 성 씨는 박 씨의 신고로 출동한 119 구급대원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날 오후 10시쯤 숨을 거뒀다. 이날 술을 마신 채 귀가한 박 씨는 성 씨에게 재산 상속과 관련해 불만을 토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자신의 누이에게 더 많은 재산을 물려준 어머니에게 평소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를) 내가 모시는데도, 지방에 있는 땅을 판 돈을 누이에게 거의 다 줘서 못마땅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씨는 20여 년 전 아내와 이혼하고 오랫동안 홀로 노모를 모셨던 것으로 밝혀졌다. 인근 주민들은 평소 효심이 깊은 것으로 주위에 알려진 박 씨의 범행 사실을 전해 듣고 ‘충격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자신도 나이가 많은데 노모를 모시고 있어서 동네에서 ‘효자’로 불렸다”며 “어머니를 때려 숨지게 했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검안의 확인 당시 성 씨의 얼굴 등에서 멍 자국이 발견된 점과 부검 1차 소견으로 구타 사실이 확인된 점을 근거로 박 씨를 구속했다”며 “초기 조사에서 폭행 사실을 전면 부인했던 박 씨가 평소 재산 상속 문제로 불만을 품었던 점을 토로하는 등 범행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조만간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존속범죄(존속상해·존속살해)는 2012년 402건, 2013년 377건, 2014년 390건, 2015년 470건에 이어 지난해에도 464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