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4월 초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데, 이는 대한민국 안보가 다시 한번 강대국 간의 ‘고공 담판’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미국 의지가 확고한 만큼 다른 현안을 양보하더라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중 간에는 남중국해 분쟁, 무역 역조와 환율, ‘하나의 중국’ 논란 등 다른 대형 현안도 수두룩하다. 자칫 한국의 안위가 걸린 문제가 엉뚱하게 흘러갈 수도 있다. 그런 만큼 똘똘 뭉쳐 미·중을 향해 국익 관철에 나서도 부족할 판이다. 그런데 정부는 대통령 궐위 상태이고, 야당은 그런 정부를 흔들고 있다. 미국에는 불안감을, 중국에는 엉뚱한 기대를 갖게 함으로써 한국 입지를 스스로 허무는 행태가 내부에서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숀 스파이서 미 백악관 대변인은 13일 미·중 정상회담 입장을 밝히면서 “북한 문제와 최근 사드 배치를 둘러싼 긴장 완화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미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월 6, 7일 미 플로리다의 트럼프 대통령 별장인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만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미 국무부의 수전 손턴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13일 “(최근 정부와) 입장이 다른 후보들이 있을 수 있다”면서 “누가 이길지 알 수 없지만 사드 배치는 ‘매우 참으로(very utterly)’ 이성적인 수순”이라고 밝혔다. 이런 반응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과거 정부의 그릇된 외교·안보 정책을 모두, 즉시 동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발언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가까운 한반도평화포럼은 13일 사드 배치를 ‘희대의 참사’라며 외교·안보 국정의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논평까지 내놨다. 반대로 중국은 한국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사드 배치 번복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한·미 동맹을 흔들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황교안 과도정부의 책임이 막중하다. ‘정책도 탄핵’ 운운하는 궤변에 굴하지 말고 중국의 경제 보복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는 물론, 맞대응도 준비해야 한다. 중국은 15일부터 한국 단체 관광을 전면 중단시켰다. 이런 압박이 계속되면 미·일 미사일방어체계(MD)에 합류할 수밖에 없음도 시사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어느 나라가 한국의 안보를 끝까지 함께 책임질 것인지 생각하면 선택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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