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월 실업자 수가 17년 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15일 서울고용센터에서 한 시민이 채용정보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통계청이 2월 실업자 수가 17년 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15일 서울고용센터에서 한 시민이 채용정보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일자리

공무원 50만 ~ 81만명 증원방안
실행 쉽지만 세금 부담 불가피

고용확대·임금격차 해소 위한
효과적 기업 지원책 따져봐야

일자리창출 저해공약 걸러내고
재원확보·稅出 적정성 따져야


19대 대선이 다가오면서 후보들 간의 경제 분야 공약이 활발하게 발표되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자리 창출에 대한 것이다. 노무현정부와 이명박정부의 7% 경제성장, 박근혜정부의 4% 잠재성장률 달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전략 등과 달리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 공약이 발표되고 있다.

한국의 노동시장을 보면 지난 2월 말 기준 통계청이 발표한 전체 취업자는 약 2500만 명이고, 실업자는 135만 명에 이른다. 반면에 실업률은 5.0%이지만 청년실업률(15∼29세)은 12.3%에 이르고 있다. 또한, 지방 및 행정부 등의 공무원 수는 2016년 12월 기준 약 100만 명이고 정부의 올해 일자리 창출 예산은 약 17조 원에 이른다.

일자리 창출이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 공약으로 제시되는 것은 노동시장의 척박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첫째, 한국은 2008년 이후 저성장과 기술 발전으로 인해 노동수요가 하락하는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둘째, 낮은 노동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고학력자 노동공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대학원 졸업자를 포함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수는 2015년 약 68만 명으로 2000년 약 54만 명에 비해 오히려 증가했다. 셋째, 대기업은 구직난인 반면에 중소기업은 오히려 구인난이 가중되는 노동시장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19대 대선의 일자리 창출 관련 공약의 관전 포인트는 어디에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시장에 의한 창출인지 아니면 정부의 직접적인 공무원 증원 정책인지를 판단하는 데 있다. 그리고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파악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먼저 시장에 의한 창출은 민간의 기업 활동에 의한 것으로 정부의 비용 부담이 없다. 그러나 기업의 이윤이 보장되어야 하는 간접적인 정책이다. 반면에 공무원을 늘리는 정책은 정부 결정에 의해 실행될 수 있는 매우 쉬운 정책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국민이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주요 후보들의 일자리 창출 공약은 크게 공무원 증대, 정규직·비정규직 혹은 대기업·중소기업 임금 격차 해소 그리고 노동시간 단축 등이다.

첫째, 후보들은 현재 공무원 정원이 102만 명 수준이지만 추가적으로 50만∼81만 명을 증원하겠다고 한다. 유권자는 이를 위한 국민 세금 부담이 얼마이고, 실현 가능한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투자와 달리 인건비 지출은 일회성이 아니라 최소한 매년 같은 액수를 지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정규직·비정규직 혹은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 해소이다. 주요 공약들을 보면 주로 비정규직과 중소기업의 임금을 상승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정책이 정규직이나 대기업의 임금 하락을 수반하지 않는 경우 과연 실현 가능한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비정규직 규모가 600만∼800만 명에 이르는 요즘 노동시장에서 과연 이들에 대한 임금인상이 얼마만큼 가능할까? 그리고 기업으로 하여금 임금인상과 일자리 증대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 정부 지원 방안이 효과적으로 제시되고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셋째,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취업자의 1인당 노동시간은 2015년 말 기준 211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766시간보다 347시간이 많고, 멕시코에 이어 2위다. 후보들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노동자의 일자리 나누기가 된다면 20만에서 5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단축된 노동시간에 비례해 새로운 노동자를 고용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해당 정책은 기존 노동자들의 임금하락에 대한 불만 해소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고용자의 입장에서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추가 고용은 연장근로의 경우보다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생각하는 것만큼 고용이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

이 외에도 경제공약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정년연장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이루어지면 오히려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여력이 감소될 수도 있다. 그리고 현재 노동자들의 임금 하락이 수반되지 않는 정년 연장은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일자리 창출을 저해할 수 있는 경제공약들도 같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장밋빛 공약들을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즉, 공약 간에 모순이 생기지 않는지, 재원확보 방안이 적절한지, 국민세금의 사용 용도가 적절한지 그리고 시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계획은 없는지 등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 그래야 인기주의적 공약으로 당선됐지만, 실행하지 못해 임기 말에는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는 과거 대통령들의 불행한 길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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