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양회 폐막 기자회견서 언급
총리직서 사퇴 암시 추측까지


올해 가을 열리게 될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1인 지배체제시대를 열 2기 지도부가 구성되는 가운데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시 주석의 강력한 독무대로 마무리됐다.

한때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던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는 정부 업무보고와 기자회견에서 연신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영도하에’를 강조했다. 특히 2시간 넘게 진행된 기자회견의 마지막에 기자들에게 “기회가 된다면 다시 보자”는 말을 남기고 떠나 혹시 올해 총리직을 물러나게 된다는 점을 암시한 것은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전인대 폐막식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리 총리가 마지막에 자리를 뜨면서 기자들에게 “기회가 되면 또 봅시다(有機會再見)”는 말을 한 것과 관련, 이 인사말이 내년 전인대 폐막식 기자회견에서는 총리직에 없을 수도 있다는 뜻을 암시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리 총리는 2013∼2015년에는 “고맙습니다, 여러분” 또는 “굿바이”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지난해는 “내년에도 다시 보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지만 당시에는 중국 최고 지도부 인사가 나는 19차 당 대회까지 2년 가까운 시간이 남아서 리 총리의 발언에서 특별한 점을 느끼는 사람은 없었다.

그의 전임자이며 2003년부터 10년간 총리였던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는 매번 감사하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도 비슷한 말로 끝을 냈다. 이에 WSJ는 전임자들과 달리 자신은 전임자들의 절반 밖에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힌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화(新華)통신,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온라인판 영상에는 이 부분이 빠졌다.

반면에 중국 정치 분야의 한 전문가는 “올해 가을 당 대회가 있어서 새 지도부가 구성되는데 이 같은 행사를 앞두고 그가 만일 올해도 ‘내년에 보자’고 했다면 그게 더 문제일 것”이라면서 WSJ의 해석이 과장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리 총리는 지난 4년간의 성과를 묻는 중국 관영 매체 기자의 질문에 “지난 4년 동안 시 총서기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영도하에 일치단결하여…안정적 경제 성장을 이룬 것”이라고 답했다. 리 총리는 지난 5일 중국 관영 CCTV 등을 통해 생중계된 전인대 정부 업무보고부터 시 주석에게 충성을 표했다. 리 총리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이라는 발언을 6차례나 하면서 시 주석 1인 체제의 굳건함을 대내외에 공표했을 정도였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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