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위험군 학생들 지도
자사고 진학 등 진로에 도움줘
“의무경찰 과외 선생님들 덕분에 저도 꿈을 갖게 됐어요.”
어려운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에 진학한 박형석(15·가명) 군은 20일 “경찰서 공부방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자사고는커녕 고교 진학 자체를 꿈꿀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 1년 전만 하더라도 박 군은 가정 내 방임으로 ‘가정폭력 위험군’에 속한 청소년이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지난해 3월 ‘아동학대 의심 신고 활성화’를 위해 지역 네트워크를 구축하던 중, 종로구 창신동의 한 통장으로부터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았다. 경찰이 아동보호전문기관 등과 함께 박 군의 집을 찾아가 보니 집안 전체에 쓰레기 더미가 가득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최진영 여성청소년계장은 “박 군의 부모는 지병과 우울증 때문에 무기력증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고, 박 군과 동생은 악취가 나는 쓰레기 더미 속에 방치돼 있었다”며 “박 군 부모의 자녀 방임이 학대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군의 생활은 ‘희망의 공부방’(사진)에 참여하면서 크게 달라졌다. 혜화경찰서가 지난해 7월 시작한 희망의 공부방은 가정 내 방임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학원 교육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과 학생 개인지도 경험이 있는 의경을 연결, 일대일 학습지도를 해 주는 프로그램. 하위권을 맴돌던 박 군의 성적은 ‘의경 과외 선생님’을 만난 뒤 빠르게 올랐고, 서울 한 자사고에 진학할 수 있었다. 박 군을 가르친 이재학 의경은 “처음엔 경비 철야 근무 뒤에 오는 휴무일 개인 시간을 뺏기는 게 아쉽기도 했지만 공부를 가르치면서 박 군이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가는 것을 보고 어느새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방 교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군의 꿈은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이다. 그는 “내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된 것처럼, 나도 나중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웃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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