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논리 활용되나 우려
2015년 채권단의 대우조선해양 지원 당시 법정관리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등 다양한 구조조정 수단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정상화’ 결론을 끼워 맞추는 데 활용됐던 회계법인의 대우조선해양 실사 보고서가 또다시 오는 23일 발표할 정부의 대우조선 신규 추가 지원 논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20일 삼정KPMG가 2015년 11월 작성한 비공개 보고서 ‘대우조선해양(DSME) 재무실사 및 자금수지 검토 결과’에 따르면, 삼정KPMG는 당시 대우조선의 2016년 매출액을 13조5432억 원으로 전망했다. 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각각 4653억 원, 2802억 원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대우조선의 지난해 매출은 12조7374억 원이다. 삼정KPMG 전망치보다 1조 원 정도 차이가 났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더 ‘엉터리’다. 지난해 대우조선이 거둬들인 영업이익(-1조6089억 원)과 당기순이익(-2조7107억 원)은 삼정KPMG 전망치보다 각각 2조742억 원, 2조9909억 원 차이를 보였다. 이 보고서는 정부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대우조선에 4조2000억 원을 지원하는 명분을 제공했다.
대우조선 실적과 삼정KPMG의 전망치가 큰 차이를 보인 이유는 회계법인의 ‘무비판적’이고 ‘낙관적인’ 수주 전망에 기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정KPMG는 대우조선의 지난해 신규 수주 규모로 115억 달러를 전망했다. 또 올해부터 2019년까지도 매년 117억∼12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수주를 할 것으로 가정했다. 그러나 실제 지난해 대우조선 신규 수주는 삼정KPMG 전망치의 13.0%에 불과한 15억 달러였다. 보고서는 신규 수주 계획과 관련 “삼정KPMG가 회사(대우조선)와 다수 논의를 거쳐 협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이 내민 낙관적인 수주 전망을 삼정KPMG가 무비판적으로 가져다 붙이고, 정부가 이를 지원 논리로 활용한 셈이다.
이 같은 악순환은 되풀이될 수 있다. 대우조선 신규 지원 여부와 규모를 가늠할 재무상황 실사가 지난 1월부터 똑같은 회계법인인 삼정KPMG에서 이뤄져 대략적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가정 아래 진행한 실사를 통해 대우조선 지원 방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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