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처리땐 “고통분담” 강조
“경제리스크 너무 커” 말 바꿔


정부가 신규 지원은 없다는 애초 방침에서 벗어나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추가 자금 지원을 결정해 오는 23일 발표하기로 하면서 입맛에 따라 구조조정 원칙을 멋대로 바꾸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결정하면서 시장경제 원칙을 강조했던 당시와 비교하면 ‘이중잣대’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일 정부 부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30일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하루 뒤인 31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정부는 자구노력을 통해 유동성 문제를 자체 해결하지 못하면 채권단 정상화 지원이 없다는 구조조정 원칙을 분명히 한 바 있다”고 밝혔다. 또 “구조조정 기업이 고통분담의 원칙에 따라 스스로 생존하도록 한 원칙에 따라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수차례 한진해운 처리에 대한 원칙을 강조했었다.

이런 원칙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지원이 유력해지면서 순식간에 무너졌다. 정부는 지난 2015년에 4조2000억 원을 대우조선해양에 지원하면서 “추가지원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애초 수주 확대 전망과 달리 수주 절벽이 이어지자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수출입은행의 영구채 인수 등 간접적 추가지원을 시행했다.

이번에는 대우조선해양이 파산하면 57조 원에 달하는 피해가 생길 것이라며 추가지원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한진해운과 대우조선해양은 급이 다르다”면서 “조선업 특수성이 있어 대우조선이 망하면 당장 수출입은행에서만 6조 원가량이 문제가 되는 등 리스크(위험)가 훨씬 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진해운 역시 업계 추산 매년 17조 원의 손실과 동북아 허브항만 상실 등 막대한 피해가 예상됐던 것은 대우조선해양이나 차이가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지난 2월 한진해운 파산 선고 당시 금융위와 기재부는 한진해운 후속조치 관련 성과를 공개했다. 금융지원 및 고용지원 등의 효과가 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업계는 물류대란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미흡했으며, 한진해운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해상운임이 상승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

유현진·윤정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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