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가 최근 공동 수업 거부 등 정치적 행동을 하거나 특정 정당을 지지 혹은 반대하는 발언을 한 교수를 면직할 수 있도록 학칙을 개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대 이사회 측은 사립학교법 규정을 학칙에 반영한 것으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 대학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내 표현의 자유를 위축할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대 이사회는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에서 정기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개정안에는 제48조의 2항 ‘면직의 사유’ 부분이 신설됐다. 정치운동을 하거나, 집단으로 수업을 거부하거나, 특정 정당을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해 학생을 지도·선동한 교원을 면직할 수 있는 조항이다.

국민대 측은 사학법 제58조(면직의 사유) 1항 3호 ‘정부를 파괴함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에 가입하고 이를 방조한 때’와 4호 ‘정치운동을 하거나 집단적으로 수업을 거부하거나 또는 어느 정당을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하여 학생을 지도·선동한 때’ 임명권자가 해당 교원을 면직시킬 수 있다는 조항에 맞춰 학칙을 개정했다는 입장이다. 국민대 관계자는 “지난해 초 사학법 개정안에 같은 내용이 추가돼 상위법을 학칙에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학내에서는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법 개정 직후에는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다가 뒤늦게 학칙을 개정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교수회장인 이창현 언론학부 교수는 “교수의 사회 비판을 체계적으로 제재하려는 개악(改惡)”이라며 “대학 사회를 자유로운 토론이 있는 지성의 공간이 아니라 침묵을 강요하는 통제된 조직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다른 대학에서도 사학법 내용을 근거로 학칙 규정이 변경된 것이 최근에서야 확인됐다”며 “해당 조항을 박근혜정부가 교수사회를 옥죄는 마지막 규정으로 보고, 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차원에서 헌법소원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도 ‘학내 표현의 자유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학칙 개정을 경계했다. 이태준 총학생회장은 “학교가 정관으로 교수의 정치적 자유를 막는 건 위헌적 처사”라며 “교수회에서 항의 활동을 펼치면 총학생회도 연대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