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주자들 추가 이전 천명
세종시 “개헌안에 명시해달라”
他지역선 “선심성 공약 안돼”
충청권 선거공약의 단골메뉴 ‘세종시 행정수도론’이 조기대선 과정에서 현실화될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15년간 ‘천도론’ ‘수정론’ ‘플러스 알파론’ 등이 등장하면서 역대 선거마다 찬반 논쟁이 거듭돼 왔지만 이번에 여야 상당수 대선 주자가 앞다퉈 세종시 행정수도론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행정도시건설청 등에 따르면 세종시 건설사업은 지난 2002년 당시 노무현 대선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 이후 신행정수도 건설이 추진되다 2004년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의 후속 대안으로 총리실과 중앙행정기관 등만 옮기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변경돼 2030년 완성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이번 조기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안희정 충남지사,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지사,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개헌을 통해 행정수도를 명시하고 청와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행정수도로 정부부처 행정 비효율과 업무 공백을 해결하고 지방분권을 완성하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 무소속 정운찬 전 총리도 행정수도화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는 국회 분원, 청와대 제2 집무실 설치, 부처 추가 이전 등 ‘사실상의 행정수도화’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여야를 떠나 존재감 있는 대선주자의 행정수도 반대론은 거의 찾기 힘든 상황이다.
세종시는 이번 대선 국면을 ‘행정수도’ 달성의 호기로 보고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는 국회 개헌특위에 ‘세종시=행정수도’ 조항을 지방분권 개헌안에 명시해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최근 행정수도 태스크포스(TF)팀을 출범시켰다. 세종시 건설 등 국가균형발전정책이 추진됐지만 수도권 과밀화(인구 비중, 사업체 수, 매출액)는 오히려 심화됐다는 점에서 더욱 과감한 균형발전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행정수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세종시 아파트는 매물이 실종되고 매매가도 상승하는 등 부동산시장도 들뜬 분위기다.
하지만 인접 대전 등 세종시 이외의 충청권에서는 약간 다른 분위기도 감지된다. 세종시 출범 이후 인구, 기업, 기관이 빠져나가고 있는 대전권에서는 ‘세종시 경계론’까지 나오고 있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행정수도 공약은 선거 때마다 충청권 표를 공략하기 위해 전략 차원에서 단골로 제시한 소재로 선거가 끝나면 ‘언제 했느냐’는 식으로 반복돼 충청민들도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더 중요한 것은 개헌 명시 여부, 수도권 주민들의 동의, 재정 검토, 인접 지역의 피해 대책 방안 등에 대한 치밀한 검토로, 이런 대안이 없는 표심공략용 공약이라면 지역민들의 냉정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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