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수사 끝날 때까지 靑 대기
“늘 입던 코트 보고 울컥했다”
일부선 “짧은 메시지 아쉬워
‘박근혜답다’고 할 수밖에”
黃, 朴 출두 장면 시청 안해
청와대는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두하자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얼마 전까지 청와대에서 보좌했던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당하고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서는 상황이 현실화되자 수석비서관들은 물론 비서관과 행정관들 모두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 청와대에서는 한광옥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 비서관 회의가 열렸다. 다수의 수석비서관은 9시 10분쯤 회의가 끝난 뒤 한 실장 방에 남아 함께 박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나와 검찰에 출석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수석비서관과 주요 비서관들은 박 전 대통령이 수사를 끝내고 검찰청사를 나서는 순간까지 퇴근하지 않고 청와대에서 대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모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얼마 전까지 모시던 분이 검찰에 들어가니 마음이 정말 아프다”면서 “착잡하고 비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모는 “박 전 대통령이 늘 입던 코트를 입고 집을 나선 것을 보고 울컥했다”며 “제대로 된 겨울 코트 한 벌 없는 분이 재벌들로부터 사익을 취했다는 의혹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삼성동 사저 복귀 때도 같은 코트를 입었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두 문장의 짧은 메시지만 밝힌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박근혜답다’고 밖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고집은 아무도 꺾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박 전 대통령의 조사 이후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도 주시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 혐의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다는 점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일부 직원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에 대해 별다른 표정의 변화나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황 권한대행은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 장면도 시청하지 않았다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다. 황 권한대행 측은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하는 순간 황 권한대행은 내부 회의를 진행 중이었다”면서 “TV도 켜지 않는 등 평소와 같은 차분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