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정 없었다” 거듭 밝혀
“韓·日 모두 강력한 동맹” 해명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첫 방한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찬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만찬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한·미 간 주장까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미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별도의 설명 없이 “일정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초 정부는 미국 측과 윤 장관과 틸러슨 장관의 만찬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과적으로 만찬이 무산되면서 외교적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대행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틸러슨 장관이 한국에서 만찬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일정 자체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틸러슨 장관은 스태프들과 사적인 저녁을 먹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가 피곤해서 저녁을 거절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틸러슨 장관은 일본과 중국에서는 만찬을 가졌지만 한국에서는 갖지 않았다. 토너 대행은 “틸러슨 장관은 피곤하지 않았다”고 거듭 말했다. 브리핑에서는 만찬이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외교적인 제스처인가”라는 질문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토너 대행은 “아니다. 단순히 일정이 없었던 것”이라고 거듭 답했다. 하지만 우리 외교당국으로서는 탄핵 국면을 넘어 차기 정부에서도 한·미 공조를 지속하기 위해 대미 외교력을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만찬이 열리지 않은 것은 어떻게 보더라도 의미 있는 소통의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틸러슨 장관은 미국 인디펜던트저널리뷰(IJR)와의 지난 18일 인터뷰에서 ‘피로 때문에 한국에서의 만찬을 취소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는 질문에 ‘한국 측에서 만찬 요청이 없었으며, 여론을 의식해 자신이 피곤했다고 둘러댄 것’이라는 취지로 대답했다. 당시 외교부 당국자는 “만찬 일정과 관련해 한·미 간 의사소통에 혼선이 있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필요하다면 (미국 측에서) 향후 적절한 설명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토너 대행은 틸러슨 장관이 한·중·일 방문 기간 일본을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양국 모두 강력한 동맹이자 파트너”라고 해명했다. 그는 “나는 단어 선택을 그다지 중시하지 않는다”며 “양국이 역내에서 강력한 동맹이자 파트너라는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한편 윤 장관은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틸러슨 장관 주재로 열리는 반(反)이슬람국가(IS) 국제연대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출국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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