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년간 세계 최고의 차를 고집해 온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4인승 컨버터블 모델 ‘던(DAWN)’을 국내시장에 선보였다. 1950~1954년 단 28대만 생산된 실버 던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던은 특유의 안락함, 고급스러움에 더해 롤스로이스 모델 중 가장 섹시한 모델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젊고 역동적 이미지를 겸비했다. 지난 17일 차체 길이만 5285㎜에 이르는 ‘도로 위의 요트’ 던을 타고 서울 강남에서 인천 영종도까지 짧지만 호사스러운 주행을 경험했다.
수직으로 내리뻗은 큼지막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살짝 안쪽으로 들어가 깊이감을 더했다. 짧은 프런트 오버행(차 앞에서 앞바퀴 축까지 거리)에 비해 긴 리어 오버행(차 뒤에서 뒷바퀴 축까지 거리), 2 대 1 비율이 적용된 차체와 타이어 휠 크기 등은 롤스로이스의 디자인 전통을 계승했다.
운전석에 앉는 과정도 남다르다. 일반 차량과 달리 문 경첩을 뒤쪽에 달아 앞에서 뒤로 열고 타는 코치 도어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요트를 빼닮은 실내는 넓고 여유롭다. 특히 실내를 만다린 오렌지 색상으로 꾸며 더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동을 걸자 공차 중량만 2.5t을 넘는 덩치가 겉보기와 달리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양이 걸음을 하는 사자를 연상시킨달까. 최고출력 563마력의 6.6ℓ 12기통 트윈터보 엔진이 내뿜는 힘은 어떤 도로 환경이나 속도에서도 여유 있는 운전을 가능케 했다. 넘쳐나는 힘과 달리 던은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뛰쳐나가는 주행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항상 절반 이상의 힘을 남겨둔 채 롤스로이스 특유의 ‘마법 양탄자를 탄 것처럼’ 느긋하게 달린다. 시속 50㎞ 이하에서 20초 만에 열리는 소프트 톱을 버튼 하나로 열자 그야말로 운전(driving)이 아니라 순항(cruzing)이라는 말이 더 어울렸다.
스티어링휠(운전대)을 돌리는 가벼운 손놀림에도 재깍재깍 반응한다. 큰 차체 탓에 주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다는 우려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 덕에 기우가 됐다. 국내 판매가격은 4억4900만 원부터 시작한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