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中道)의 길을 뚜벅뚜벅 가렵니다.”
조계종 화쟁위원장으로 근래 여러 사회 분쟁의 조정자 역할을 해온 도법(道法·69·사진) 스님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열린 평전 ‘길과 꽃’(김왕근 지음, 불광출판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도법 스님은 한진중공업과 쌍용자동차의 극한 노사대립을 중재하는 등 ‘화쟁’의 역할을 했으며, 2015년 말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과 검찰출두 과정에서 보수 측으로부터는 범죄자를 비호한다는 비판을, 진보 측으로부터는 한 전 위원장을 경찰에 내줬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도법 스님은 “비난은 이래도 받고 저래도 받더라”며 “한 전 위원장과 많은 대화를 통해 중도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비호한다’ ‘내보냈다’는 양측의 주장이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고 돌아봤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이 지난해 연말에 감옥에서 편지를 보내왔다”면서 “편지에서 투쟁보다는 화쟁의 길이 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중재를 위해 애써준 불교계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행자로서의 사회운동에 회의를 느낀 적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맨날 때려치우고 싶었다. 다른 길이 없으니까, 내가 살아야 할 세상이니까 해보는 것이었다. 산속에서 문 닫고 숨었더라도 결코 편치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도법 스님은 “지금 내가 가는 길은 ‘중도의 길’로, 이것이 바로 ‘생명평화의 삶’”이라며 “좌절과 회의도 있지만, 그런 것에 상처받지 않으며 이 방향을 향해서 뚜벅뚜벅 가려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는 “‘운동’이라는 게 길을 함께 가는 친구를 만들어내는 것이더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조계종 100인 대중공사를 통해 종단의 현안인 총무원장 직선제 문제의 해법을 모색했던 도법 스님은 “토론을 통해 좋은 방안을 만들자는 게 100인 대중공사의 기본취지였으나 직선제 선출을 요구하는 자리가 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 1966∼, 끝나지 않는 생명의 순례’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평전을 쓴, ‘붓다로 살자’ 편집장 김왕근 씨는 “스님의 삶을 정리하는 것은 불교는 물론 한국의 역사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이었다”며 “도법 스님은 ‘불교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삶과 언어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책은 도법 스님이 1966년 김제 금산사로 출가한 뒤 생활 속에서 불교를 실천하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온 50여 년의 여정을 진솔하게 담고 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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