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마친 22일 오전 귀가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조사실을 나와 차량에 올라타고 있다. 출석 때와 다름없이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장시간 밤샘 조사 때문인지 박 전 대통령의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마친 22일 오전 귀가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조사실을 나와 차량에 올라타고 있다. 출석 때와 다름없이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장시간 밤샘 조사 때문인지 박 전 대통령의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보인다.

사안 중대하고 관련자 구속
檢내부 청구 불가피 기류속
“불구속 수사가 원칙” 의견도

필요땐 추가 보강조사할수도
金총장 원로법조인 의견들어
“금명간 결단 내리진 않을 듯”


김수남 검찰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귀가한 22일 오전 굳은 표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수남 검찰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귀가한 22일 오전 굳은 표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수남 검찰총장이 22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를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현재 검찰 내부에서는 ‘구속영장 청구 불가피 기류’가 우세하지만, ‘불구속 수사가 원칙인데, 검찰이 무리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 김 총장은 이 같은 의견을 두루 살펴 이르면 이번 주말까지는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중한 김수남 검찰총장 = 김 총장은 질질 끌며 판단을 유보할 생각이 전혀 없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진술내용과 증거관계 등을 꼼꼼하게 검토할 ‘최소한의 시간’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금명간 검찰이 전격적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 안팎에서는 다음 주 초는 돼야 김 총장이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 김 총장은 신중한 언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수사를 진행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지휘부와 대검찰청 간부의 의견을 청취하면서도, 영장 청구와 관련해서는 말을 극히 아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은 박 전 대통령의 진술과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및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진술 내용을 비교해 사건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에 따라, 수사팀에 보강 조사 지시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총장이 유독 신중한 모습”이라며 “하루 이틀 사이 영장 청구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김 총장은 전직 검찰총장 등 원로 법조인에게도 의견을 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논리’ 외에 검찰 수뇌부가 놓치고 있는 ‘외부 요인’들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다. 다만, 김 총장은 고검장 회의를 개최하는 등 별도의 간부회의를 개최해 영장 청구 여부를 협의하는 식의 모양새에는 거부감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밑에 책임을 떠넘기지 않고, 결정에 따른 책임을 총장인 자신이 오롯이 진다는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안의 중대성·형평성 vs 불구속 수사 원칙 = 일선 검사들은 박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해 “조사 뒤에는 구속영장 청구가 당연한 수순인 사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은 13개에 이르는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헌법재판소는 이 같은 범죄 혐의와 관련한 일부 사실관계를 이미 인정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이 확보한 증거와 상관없이 ‘범죄의 고의성’을 반복해 부인하는 점도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검찰 조사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부인 취지 진술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의 진술을 통해 영장 청구가 필요한 사유가 해소됐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형평성’ 차원에서 검찰이 영장 청구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준 혐의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고,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범죄를 저지른 청와대 수석, 비서관, 장·차관 등이 줄줄이 구속돼 있다. ‘종범’이 구속된 상황에서 ‘주범’으로 지목받은 박 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하지 않을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이라는 ‘특수 신분’ 등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검찰 내에 없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검찰이 다른 무엇보다 ‘영장 발부 가능성’을 세밀하게 살펴볼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법조계 고위 관계자는 “영장 발부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할 때, 검찰이 영장 청구를 할 것”이라며 “‘영장이라도 청구했다’는 얘기를 듣기 위해 한 번 찔러보는 식의 액션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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