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문제로 改憲 물건너가고
경제정책 제안도 수면 아래로
文 표창 논란·朴 구속 여부
등 지엽적인 논란으로 옥신각신

갑자기 치러진 조기대선 한계
정략적 논쟁으로 질 떨어뜨려


5월 9일 19대 대통령 선거가 48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번 대선에서 국가적 미래 비전이나 새로운 국가 창조를 위한 대형 어젠다 등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져 후보들의 준비가 부족한 데다 ‘대연정’ ‘박 전 대통령 구속 여부’ 등 지엽적인 정치논쟁만 난무하면서 미래 국가 지도자를 뽑는 대선이 총선보다 못하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론조사 선두권에 3명의 후보가 있는 민주당은 사실상 ‘본선’격인 경선을 치르고 있지만 대연정, 적폐청산 등 정치논리라는 함정에 빠져 미래 대한민국 청사진을 제시하는 화두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내 토론에선 음주운전 전과, 전두환 표창 등을 두고 설전을 거듭하다 범친노(친노무현) 후보들끼리 얼굴을 붉히는 상황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도 역시 자강론과 연대론을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다.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의리도 없는 집단’ ‘국정농단 세력’ 등으로 서로를 지적하며 국가 어젠다 대결보다는 편 가르기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

지난 2002년 16대 대선 때는 수도이전, 2007년 17대 대선 때는 한반도 대운하, 2012년 18대 대선 때는 경제민주화 등이 큰 화두로 제시돼 각 후보가 이를 두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또 과거 대선에서는 ‘747’(연평균 7% 성장과 10년 뒤 1인당 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진입)공약, ‘줄푸세’(세금과 정부 규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는 공약) 등 경제와 관련된 대형 공약들이 대선판을 달궜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개헌이 시간상 문제와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전 개헌에 반대하면서 수면 아래로 내려가 버렸다. 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대기업과 정치권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경제민주화 문제도 대형 이슈로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국가적 대형 청사진이 나오지 않는 것은 갑자기 치러지는 조기 대선이 갖는 하나의 한계”라면서도 “대선은 자신이 대통령 되기보다 어떤 나라를 만드는지가 중요한 데 그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을 구속수사를 해야 하느냐를 두고 말싸움을 하고 부산 대통령이 어떻냐는 등의 지역감정 조장 발언 등으로 정략적인 논쟁을 하는 것은 선거의 질을 떨어뜨리는 행태”라고 말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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