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왼쪽) 아산재단 이사장이 한덕종(가운데) 서울아산병원 일반외과 교수와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장에게 제10회 아산의학상을 시상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몽준(왼쪽) 아산재단 이사장이 한덕종(가운데) 서울아산병원 일반외과 교수와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장에게 제10회 아산의학상을 시상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10회 아산의학상’ 받은 한덕종 교수 · 김진수 단장

“모두 각자 분야에서 열심히 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한 시샘이나 질시, 간섭이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에서 수여하는 국내 최대 의학상인 아산의학상 ‘임상의학 부문’ 수상자인 한덕종 서울아산병원 일반외과 교수는 2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 교수는 “다른 의사들도 각자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하는데, 나는 다른 사람이 하지 않았던 췌장이식 분야를 해 눈에 띄어 운 좋게 상을 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뒤 이 같은 전문가 협업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신장 및 췌장이식의 불모지였던 국내에서 1992년 7월 국내 최초 뇌사자 신장 및 췌장 동시 이식에 성공했다. 1992년 12월에는 국내 최초 생체기증자 췌장 이식에 성공해 말기 신부전과 당뇨 합병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의 장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그는 국내 최다인 4631건의 신장이식을 시행했으며, 췌장이식은 350건으로 국내 췌장이식의 67%를 차지한다.

한 교수는 “의사뿐 아니라 열심히 하면 누구든지 전문가가 될 수 있다”며 “많은 사람이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해 전문가가 돼야 선진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의 것만 바라보고, 눈치 보고 질시하고 간섭하는 문화는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식에 대한 제도적 문제점도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식은 ‘매매’라는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났음에도, 여전히 관(官)이 주도해 기술이나 제도가 뒤늦다”며 “규제 일변도의 제도를 개선하고, 학회 전문가 등 민간영역의 참여를 이끌어 이식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산의학상 ‘기초의학 부문’ 수상자인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장도 정부와 민간의 연구에 대한 투자와 규제 개선을 당부했다. 김 단장은 유전자의 염기서열 일부를 자르거나 교정할 수 있는 ‘3세대 유전자 가위’(크리스퍼-카스 9)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인간 세포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성공한 인물이다. 이 기술이 활용되면 다양한 유전 질환, 암, 퇴행성 질환에 대한 극복이 예상된다.

김 단장은 “이 기술이 앞으로 생명과학의 핵심기술이 되고, 질병 치료에도 쓰이며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해 우리 사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적절하게 투자하지 않고, 연구 규제를 풀지 않으면 연구 추진동력을 잃어 20~30년 전 바이오기술처럼 뒤늦게 시작한 다른 나라들에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산의학상 수상을 계기로 환자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제 개발과 상용화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산재단은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시상식을 열고 한 교수와 김 단장에게 각각 상금 3억 원을 전달했다. 또 만 40세 이하의 젊은 의학자 부문에는 최정균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와 안정민 울산의대 심장내과 교수를 각각 선정해 상금 5000만 원을 시상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이용권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