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로서 검찰 조사를 받고 22일 오전 귀가했다. 검찰 청사에 22시간 가까이 머물렀지만 출두 때에 비해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자택 앞에선 미소도 지어 보였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선동적 과장 등이 물러가고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이런 반응으로 보아 검찰이 최대한 예우를 갖춰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심한 추궁도 거의 없었음을 짐작케 한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뇌물 수수 등 13가지 혐의를 거의 부인했다고 한다. 조서 검토에만 7시간을 썼는데 그런 진술을 더 완벽한 기록으로 만들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이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진술을 정리하고, 다른 관련자들의 진술 및 증거자료 등과 비교해 기소에 대비할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부인했다고 그대로 수용하는 건 당연히 아닐 것이다. 앞으로의 사법처리 수순은 범죄 혐의 확정과 구속 여부, 기소 시기 결정 등이다. 범죄가 소명될 정도로 물증이 확실한데도 전면 부인했다면 구속 영장 청구는 당연하다. 검찰과 특검이 이미 공범으로 규정한 최순실·안종범·정호성 등이 구속된 상황에서 모든 혐의의 중심인 박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하는 것도 형평에 맞지 않다. 하지만 형사소송법상의 불구속 원칙과 무죄 추정 원칙에다 임박한 대통령 선거까지 고려할 때 불구속이 옳다는 반론도 있다.

검찰의 고민이 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원칙에 더 충실해야 한다. 특히, 대선 유불리나 대선 주자들의 반응 등 정치적인 고려를 배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찰 출신의 대선 주자는 이미 “지금 검찰이 눈치 보는 것은 딱 한 명”이라며 검찰이 유력 주자를 의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의심은 그동안 검찰의 행태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김수남 검찰총장부터 지난 10일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의연하고도 굳건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했던 독려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 당장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 수순을 신속히 진행하는 것이 좋다. 영장 청구 여부도 이번 주 안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연될수록 불필요한 논란과 분열만 키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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