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셰일 오일 생산량 증가 영향
배럴당 50달러 무너지자 당혹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한 곳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르지 않는 유가’ 때문에 속을 끓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8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산유국 간 감산 공조를 주도하는 등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는데 유가는 미국 셰일 오일 생산량이 큰 폭으로 늘면서 최근 배럴당 50달러(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가 무너지는 등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 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20센트(0.41%) 떨어진 배럴당 48.0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역시 장중 50달러 밑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예상치를 크게 웃돈 미국 원유 재고 증가 소식이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 아브히셰크 쿠마 인터팍스 에너지 선임 애널리스트도 “투자자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심의 감산 효과를 상쇄하는 미국 증산에 긴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OPEC의 맏형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18년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람코 IPO를 앞둔 상황에서 유가 끌어올리기에 총력전을 펼쳤으나 기대와 달리 유가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탈(脫)석유와 고용 확대를 주 내용으로 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비전2030’을 발표하면서 관련 재원(2조 달러·약 2237조4000억 원) 마련 차원에서 아람코 상장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근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연례회의에서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감산 공조에 참여하는 일부 산유국의 무임승차 행태가 불만족스럽다는 뜻을 드러냈다.
엘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 원자재분석팀장은 “감산 공조 연장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로 꼽히는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는 3월 중순 미국을 방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람코 상장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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