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곽순환 일산 ~ 장수IC
정부가 건설해 30㎞ 2900원
일산 ~ 퇴계원IC 民資로 개통
36㎞ 구간에 통행료 4800원
인천대교도 1회 통과 6200원
비용 부담에 돌아가면 1시간
운전자 울며겨자먹기로 이용
국토부 “사업자와 인하 협의”
봄 내음 찾아 떠나는 여행의 설렘도 잠시, 꽉 막힌 고속도로에 지치고 요금소를 지날 때마다 하이패스 단말기를 통해 빠져나가는 통행료에 짜증이 밀려온다. 지금은 운전자의 필수품이 된 내비게이션이 목적지 도착에 가장 빠른 도로를 알아서 검색해 줘 교통체증으로 인한 불편은 덜하지만, 알게 모르게 요금이 비싼 민자고속도로(민자도로)를 이용하게 된다. 민자도로를 피해 가도록 내비게이션 기능을 설정할 수 있지만 느긋한 여행길도 돌아가기 싫은 게 운전자 맘이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전국 8개 민자도로에 ‘무정차 통행료 납부 시스템’이 적용돼 하이패스 없이도 통행요금이 최종 목적지에서 자동으로 징수된다.
이중 가장 비싼 요금을 내야 하는 구간은 인천대교다. 규정 속도로 12분이면 건널 수 있는 교량을 한 번 건너는 데 6200원의 통행료를 내야 한다. 수도권 남부와 지방에서 인천공항을 가려면 비싼 요금을 감수하고라도 인천대교를 건널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약 1시간 거리를 돌아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북인천나들목(IC)으로 진입해야 한다. 그래도 통행요금은 일반 고속도로(기준요금)보다 2.8배 비싼 3200원을 내야 한다. 기준요금은 개방형 일반 고속도로를 기준으로 기본 720원에 1㎞를 갈 때 41.4원이 추가 산정된다.
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산에서 인천과 의정부 방향은 양쪽 모두 비슷한 거리지만 통행료는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정부 재정사업으로 건설한 일산IC에서 인천방면 장수IC까지 약 30㎞를 가는데 내야 하는 요금은 2900원이지만 반대로 퇴계원IC까지 36㎞ 구간은 민간 투자사업으로 건설돼 4800원을 내야 한다. 이 밖에도 개통된 지 11년 된 대구∼부산 간 민자도로 역시 비싼 통행료 때문에 여전히 이용자 불만이 높다. 기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보다 거리는 40㎞나 단축됐지만 요금은 2배 많은 1만500원을 내야 해서다.
반면 민자도로가 일반 도로보다 통행요금이 더 싼 구간도 있다. 경수고속도로㈜가 운영자인 용인 흥덕IC에서 강남 헌릉IC까지 통행요금은 기준요금보다 400원 싼 1800원을 받는다. 이용자가 워낙 많은 데다 저금리 상황을 반영해 투자자들이 차입금 이자율을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개통한 ‘부산항신항 제2배후도로’(창원∼김해)의 통행요금 역시 1900원으로 기준요금의 1.3배 수준이다. 최근에 개통된 민자도로의 경우 기존 최소운영수익보존금(MRG)을 받아온 도로보다 요금이 저렴해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일반 고속도로와 요금은 별 차이가 없다. 매년 수백억 원의 적자를 보전해주던 기존 BTO 사업과 달리 2009년 이후부터는 사업협약 체결 단계에서 MRG 근거 조항을 넣을 수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기존 민자도로의 경우 사업자가 예측 통행량을 과다 책정해 터무니없이 비싼 통행료를 받고도 정부 예산으로 수익보존을 받아 온 셈이다. 인천공항고속도로의 경우 개통 이듬해인 2002년부터 2015년까지 혈세로 부담한 MRG가 1조2854억 원에 달한다. 또 대구∼부산 간 민자도로를 운영하는 신대구부산고속도로㈜도 매년 800억 원 넘는 보존금을 지원받고 있다.
정경민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책정이 잘못돼 있어 사업자와의 재협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최근 국토교통부에 민자고속도로 요금을 28∼52%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최종 용역보고서를 제출했다. 국토부도 용역 결과에 근거해 민자도로 사업자를 상대로 요금인하 방안을 협의 중이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적정 통행요금은 6600원이 아닌 3700원으로 2900원(43%) 인하된다. 또 천안∼논산 구간은 4900원, 대구∼부산은 6300원, 서울∼춘천은 4200원으로 각각 요금이 조정된다.
이우재 국토부 도로투자지원과장은 “서울외곽 북부구간(일산∼퇴계원) 외에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지만 유사한 방향으로 요금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토부는 일산∼퇴계원 구간 요금을 올해 안에 현행 4800원에서 최대 2200원으로 인하하는 대신 신규 투자자를 끌어들여 운영 기간을 기존 2036년에서 2056년까지 20년 연장하는 안을 내놨다.
한편 오는 2020년부터는 전국 모든 고속도로에 ‘스마트톨링(Smart-tolling)’ 시스템이 도입돼 요금소가 사라지고 차량의 번호판을 인식해 자동으로 통행료가 징수된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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