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영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호원이예요. 얼마 전 학교에서 잘 익은 감이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를 올려다보았어요. 그 감나무를 쳐다보는데 3년 전 선생님과 함께했던 날들이 떠올랐습니다. 감나무에 마지막으로 몇 개 남은 감은 까치밥이라고 말씀해주셨던 선생님! 살아있는 작은 생명에게도 사랑을 주시던 선생님은 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되어 우왕좌왕하던 우리를 커다란 사랑으로 이끌어주셨습니다.
특히 몸이 안 좋고, 느리고, 부끄러움 많은 저를 선생님은 큰 사랑으로 이끌어주셨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도 잘 아시는 것처럼 저는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신장 수술을 받았잖아요. 그래서 선생님께서는 제 건강이 잘 회복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엄마처럼 살펴주셨잖아요. 그런데 이번 여름에 병원에서 정기 검진을 받다가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 건강이 다시 안 좋아져서 재수술을 받아야 한대요.
처음에는 수술을 다시 받는다는 소리에 많이 실망했어요. 신장 수술을 받았을 때 몹시 아팠던 게 생각나서 무섭기도 했어요. 그러나 그 순간 선생님께서 제게 주셨던 사랑이 생각났어요. 3년 전 많이 힘들었던 때, 저를 바라보시던 선생님의 얼굴이 떠올랐어요.
선생님, 혹시 생각나세요? 제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만 해도 저는 반 친구들이 이상하게 여기는 아이였다는 것을 말이에요. 얼굴 색깔도 어둡고, 교실에서 말도 잘 하지 않고, 행동은 느릿느릿한 아이였잖아요. 가끔 그런 저를 보고 놀리거나 짓궂은 행동을 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선생님께서는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제가 쓴 일기와 동시가 남다르다며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기도 하셨잖아요. 사실 저는 그전까지만 해도 제가 글을 잘 쓰는 줄 몰랐는데, 선생님의 칭찬을 받고 나니 글쓰기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 뒤로 책도 더 많이 읽고, 생각도 더 깊이 하면서 글을 열심히 썼어요.
그래서 1학년 생활을 끝내고 그 뒤로는 글쓰기 대회에서 상을 받아오기도 하고, 심지어 학교에서도 여러 가지 상을 받았습니다. 2학년 때 아이들이 추천해서 모범상을 받았을 때, 또 3학년이 돼서 학교 수학경시대회에서 금상을 받았을 때는 선생님께서 직접 저에게 축하해주셨잖아요.
사실은 선생님, 우리 엄마와 다른 친구들로부터 선생님의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떠올리며, 치료에 대한 두려움과 슬픔을 이겨내려 합니다. 제가 1학년 때 여러 가지 어려움을 선생님 덕분에 잘 이겨냈듯이, 지금의 어려움도 선생님의 사랑을 떠올리며 잘 이겨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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