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험천만’ 대선 공약들

자문단 “실현 땐 되레 부작용
설익고 현실성 없는 것 많아”


각 대선 주자들이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겠다며 제시한 공약 중에는 오히려 실현, 구체화할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천만’한 내용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미래산업 투자를 위해 50조 원에서 최대 100조 원을 운용하겠다고 밝힌 ‘선도투자금융공사’가 대표적이다. 이 공약은 공공금융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금융의 마중물을 대어야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게 취지. 이 시장 측은 “정부가 민간자본에 맡기고 규제 완화, 인센티브만 제공한다고 기업이 알아서 투자성과가 불확실한 미래 산업에 적극 투자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자리공약 검증 자문교수단의 의견은 달랐다. 민간 투자 기업은 투자의 실패를 투자자가 지지만, 이 같은 공사는 국민 세금을 정부 입맛대로 투자하고 실패한 투자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높은 성과를 기대하기도 어렵고 오히려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 및 창업 생태계를 교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 일자리 81만 개 창출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을 언급하면서 총 21조 원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예산의 우선순위를 일자리에 두면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4대강 사업에 22조 원, ‘최순실 예산’으로 1조4000억 원, 자원외교 부문에서 15조 원 이상을 썼는데 이처럼 불필요한 사업에 낭비한 천문학적 예산을 정교하게 집행하고 매년 15조 원가량의 정부 예산지출 증가액까지 고려하면 추가적인 일자리 재원 조달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예시로 든 재정은 모두 일회성 경비인데 지속적인 지출이 필요한 일자리 재정과 근본적 차이가 있다는 점을 혼동, 간과한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청년고용의무할당, 최고임금제한은 기업활동을 제약함으로써 오히려 일자리 창출과는 무관한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초과이익공유제의 법제화 역시 자본주의 시장경제와는 배치되는 측면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주주권익 침해 가능성이 있고 이윤추구 의욕을 가로막아 원청업체나 하청업체 모두의 혁신과 성장을 억제하는 부작용이 우려됐다. ‘국민 월급 300만 원’ 공약 역시 대증요법이란 지적을 받았다. 자문교수단은 “최저임금 인상, 최고 임금법, 사업장 내 근로자 임금 차별 해소를 위한 특별법 등의 몇 가지 제도와 법률만으로 300만 원 월급을 줄 수 있다면 전 세계 어느 나라도 빈곤, 불평등 문제로 고심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경우 중소기업 청년 취업자 채용임금을 앞으로 5년 동안 대기업의 80% 수준으로 상향하고 이를 정부가 한시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현실성이 없고 지원 예산 역시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 평가를 들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경우 노사 관계 ‘해법’과 관련해 간접 고용, 특수 고용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자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발생 원인에 대한 대안이 없고 대증적 차원에서 접근해 오히려 실효성 없이 전체 고용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약 자체는 얼핏 신선해 보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칼 퇴근법’은 실제 기업에 적용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란 반응이 나왔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대선 일정에만 쫓긴 듯 유력 후보 공약조차 큰 밑그림 외에는 구체화한 공약이 없고 설익거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이민종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