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로드 벤슨의 과외선생을 자처한 김주성(왼쪽)이 자유투 훈련을 돕고 있다.
올 시즌 로드 벤슨의 과외선생을 자처한 김주성(왼쪽)이 자유투 훈련을 돕고 있다.
프로농구 역대 3번째 기록
용병 벤슨의 개인교사 자처
자유투 훈련 함께하며 조언
풍부한 경험 바탕 攻守 지휘


김주성(38·동부)이 26일 홈인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SK와의 경기에서 개인 통산 1만 득점을 넘어섰다. 김주성은 2002∼2003시즌 데뷔한 뒤 1만4득점을 채우면서 정규리그를 마쳤다. 1만 득점 돌파는 서장훈(1만3231점·은퇴), 추승균(1만19점·KCC 감독)에 이어 KBL 사상 3번째다.

농구 선수로는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김주성은 올 시즌 진화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평균 한자릿수 득점(9.6점)을 남겼지만, 205㎝의 장신을 활용한 3점슛으로 상대를 괴롭히고 있다. 김주성은 정규리그(54게임)에서 모두 82개의 3점슛을 넣어 최다 5위, 팀 내에선 1위를 유지했다.

김주성이 ‘3점슈터’로 변신한 건 로드 벤슨(33·207㎝)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벤슨과의 활동 범위가 겹치는 걸 피하고자 외곽슛 비중을 높인 것. 덕분에 벤슨은 펄펄 날았다.

벤슨은 정규리그 54게임에 출장, 47차례나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벤슨은 “김주성처럼 뛰어난 선수가 곁에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고, 김주성은 “난 보조 역할”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1만 득점 보다 더욱 빛이 나는 건 김주성의 리더십이다. 벤슨의 경우처럼 김주성은 늘 동료, 후배를 치켜세운다. 후배를 배려하고 그 장점을 살리는 데 포인트를 맞춘다.

올 시즌엔 특히 벤슨의 ‘개인 교사’를 자처, 벤슨의 역량을 끌어올렸다. 김주성은 훈련할 때는 물론 식사할 때도 벤슨 옆을 지키면서 골 밑에서의 위치 선정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눈다. 경기 비디오를 분석할 때도 김주성은 벤슨과 나란히 앉아 소통한다. 벤슨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자유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벤슨의 자유투 연습을 ‘참관’하고 조언하는 등 정성을 쏟아부었다. 덕분에 지난 5시즌 동안 59.3%였던 벤슨의 자유투 성공률은 올 시즌 72.1%로 올라갔다.

외국인선수는 문화적인 차이 탓에 코칭스태프가 아닌 동료의 지적에 불쾌감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벤슨은 다르다. 동부의 김상영 매니저는 “다혈질인 벤슨이지만 김주성과 함께 있을 땐 온순하게 충고를 귀담아듣는다”며 “벤슨은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김주성에게 티셔츠를 선물하면서 우의를 다진다”고 귀띔했다.

김주성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상황 판단이 무척 뛰어나다. 빅맨이면서도 공수의 템포를 조절하면서 게임을 리딩한다. 게다가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로 후배들을 자극한다. 빅 게임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하는 이유. 김주성은 대기록 달성 직후 “(30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남은 목표”라고 강조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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