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38) 씨는 요즘 십수 년 동안 피워오던 담배를 끊으면서 주위 사람에게 금연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노하우라고 하지만 대단하거나 특별한 방법은 아니다. 보건소 방문을 시작으로 전반적인 금연치료 프로그램 프로세스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는 것이 전부다. 그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대부분 비용을 지원하고, 마지막에는 성공 인센티브까지 받을 수 있다는 혜택을 상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A 씨는 그럴 때마다 주변 사람들의 호응도가 높아지고, 이들의 보건소 방문으로 이어질 때마다 스스로 뿌듯해하고 있다. 올해 그의 최대 과제는 수십 년 동안 애연가로 지내오는 아버지를 금연에 동참시키는 것이다.
부산에 거주하는 B(33) 씨도 비슷한 경우다. 그는 수십 년 동안 담배를 피워오던 아버지가 보건소의 금연치료 지원사업을 통해 효과를 얻자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금연치료에 참여해 최근 성공한 케이스다.
이처럼 금연치료로 담배를 끊는 데 성공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금연전도사가 된다.
정부가 담뱃값 인상으로 인해 마련된 재원으로 금연치료사업을 확대하면서 참여자들은 물론, 금연 성공자들도 함께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금연치료사업을 더 확대할 방침이다.
◇금연 치료비용 지원받고, 이수하면 인센티브 = 정부는 흡연자의 금연 노력을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 담뱃값이 인상된 2015년부터 건강보험공단 사업비 형태로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8∼12주 기간의 금연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진료·상담과 금연치료 의약품 또는 금연보조제(니코틴 패치·껌·정제) 구입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진료와 상담은 총 6회 이내의 범위에서 의료진이 적정한 주기로 니코틴중독 평가 등 금연유지를 위한 상담을 제공한다. 비용은 건강보험공단에서 80%를 지원하는데, 이 중 의료급여수급자 및 저소득층(건강보험료 하위 20% 이하)은 전액 지원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는 금연치료를 확대해 금연치료 의료기관(약국 포함) 3번째 방문 때부터 본인부담금을 면제한다. 또 프로그램을 이수할 경우 1∼2차 때의 본인부담금도 전액 환급해주고 있다. 사실상 금연치료를 무료로 받는 셈이다. 예를 들면, 12주(84일) 기본 프로그램을 이수한 경우(상담 6회, 약국방문 6회, 챔픽스 약제 1일 2정 기준) 총 비용은 44만5280원이지만, 금연치료 프로그램을 최종 이수하면 인센티브 형태로 치료비용이 지급돼 실제 본인부담금이 없어진다.
또한 프로그램 이수자에게는 10만 원 상당의 건강관리 물품도 인센티브로 제공한다. 건강관리 물품은 스마트밴드, 전동칫솔, 혈당측정기와 가정용 혈압계, 체중계 겸 가정용 혈압계 중 선택할 수 있다.
의료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금연치료에 대한 상담료 등 수가도 상향 조정했다. 또 금연치료 환자 등록 건수와 이수자 등을 종합평가해 ‘금연치료 협력 우수기관’으로 선정해 홍보하고 있다.
◇늘어나는 금연치료자 = 금연치료사업에 참여한 인원은 증가 추세에 있다. 2015년 22만8792명이었던 참여자는 지난해 총 35만8715명에 달했다. 2년 동안 58만7507명이 혜택을 봤다. 금연치료 참여 의료기관 역시 시행 초기인 2015년 1만468개소에서 지난해 1만1745개소로 늘어났다. 금연치료 프로그램을 끝까지 이수하는 환자들도 늘어났다. 2015년 20.6%에서 지난해 38.8%로 18.2%포인트 증가했다.
금연치료 참여자의 만족도는 높았다. 참여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결과 87.4%가 지원에 만족했으며,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91.6%에 달했다. 또 참여자의 96.9%가 다른 흡연자에게 권유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 성공률도 양호했다. 1개월 금연 성공률은 81.4%에 달했으며, 3개월 금연 성공률은 62.2%, 6개월 금연 성공률은 44.8%, 9개월 금연 성공률도 35.4%로 조사됐다.
금연치료 예산은 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된다. 지난해 예산은 1000억 원이 배정됐고, 이 중 765억 원이 사용돼 76.5%가 집행됐다. 아직 예산이 완전하게 집행된 것은 아니지만, 2015년 22.6%(226억 원)가 집행된 것에 비하면 사업이 활성화 추세다. 치료비만 놓고 보면, 지난해 예산액 723억 원 중 603억 원이 집행돼 83.4%의 집행률을 기록했다. 전년도 18.8%(834억 원의 예산 중 156억 원 집행)보다 64.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저소득층의 금연치료지원에 사용된 국고지원금도 2016년도 예산액 81억 원 중 71.7%인 58억 원이 집행됐다.
◇흡연자들 금연치료 적극 활용해야 = 전문가들은 흡연은 니코틴에 의한 중독이라는 질병으로 보고 치료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학계에 따르면 통계학적으로 의지로만 금연할 경우에 100명 중 2∼3명만이 성공하지만, 약물치료나 인지행동치료(상담)로 금연을 시도할 경우 성공률이 35% 이상으로 올라간다.
최재경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8일 “정부의 금연치료사업은 치료를 받고자 하는 흡연자의 접근도가 향상됐고, 만족도 역시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무엇보다 환자에 대한 약물 치료가 지원돼 의사는 물론 금연치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금연치료를 시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흡연자가 활용할 만한 금연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건강보험공단의 금연치료지원 사업뿐만 아니라 국가금연지원센터의 금연캠프, 국립암센터의 금연콜센터, 각 보건소의 금연치료사업 등이 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금연치료를 지원하고 있는 나라”라며 “본인이 금연 의지가 있는 분들은 물론, 금연에 실패한 흡연자들도 본인에게 쉽고 편한 프로그램을 선택해 참여하면 금연에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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