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료원 시사회

호주軍, 1945년 9월 초 촬영
日총독 항복 서명장면도 담겨

군산지역·생활상 영상도 함께
문화재·일상사 연구에 큰 가치


해방 직후 서울 상공에서 찍은 항공촬영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호주군 정보부가 1945년 9월 8∼11일 촬영한 이 영상에는 일제 식민통치가 종료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류재림)은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영상자료원 내 시네마테크KOFA 2관에서 ‘희귀영상으로 만나는 일제강점기:수탈과 해방의 역사’ 시사회를 통해 이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영상자료원은 이 시사회에서 이 영상을 비롯해 지난해 해외에서 발굴한 일제 수탈 거점 군산지역의 1930년대 영상과 1935년 한국의 생활상을 담은 영상 등 3편을 보여줬다.

영상자료원이 지난해 호주 전쟁기념관에서 수집한 해방 직후 영상에는 조선총독부 마지막 총독인 아베 노부유키가 항복 문서에 서명하는 장면(오른쪽 사진)과 서울역 광장에서 깃발을 흔들며 만세를 외치는 시민들의 모습(왼쪽) 등이 수록돼있다. 또 조선총독부와 현재 광화문·서울시청 일대, 종로 일대 번화가, 보신각, 환구단 등도 볼 수 있다. 이밖에 인천으로 추정되는 포로수용소에서 호주군 포로가 석방되는 장면도 담겨있으며 노면전차 운행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영상자료원 관계자는 “서울 상공에서 부감으로 촬영한 첫 영상으로, 공개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해방 직후 일상사와 서울시 문화재에 대한 연구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에서 수집한 1930년대 군산 기록 영상에는 일제가 ‘군산부’로 지칭한 이 지역에서 선박 건조, 근대식 건물 구축 등을 통해 식민지화의 기반을 다지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 영상에는 군산항, 군산 도립의원, 전북 수리조합 군산출장소 등 근대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이 다수 나오며 토지, 미곡 등 독점자본의 효율적인 축적을 돕기 위해 설립된 조선신탁회사 군산 지점도 볼 수 있다.

마지막 부분에 “그대의 노력이야말로 일본의 이름을 축복하는 위대한 선물이 될 것이다”라는 자막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볼 때 일제가 군산부의 성공적인 식민지화를 독려하고,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영상이라고 추정된다.

영국 도예가 버나드 리치가 1935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영국으로 가는 도중 서울과 울산, 경주 등을 여행하며 촬영한 영상에는 서울 창경원·경복궁과 경주 불국사·석굴암, 울산 장터 등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 영상은 영상자료원이 캐나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마티 그로스를 통해 수집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