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로 여울연주단 단장

“4년 전 위암에 걸리고 난 후 우연한 기회에 색소폰을 접하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농촌이나 양로원 등 소외된 곳을 돌아다니며 제2의 인생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김명로(사진) 여울연주단 단장은 죽음의 문턱 앞에서 악기를 처음 접했다. 생업으로 화물차를 운전하는 그는 낮에는 운전대를, 밤에는 색소폰을 잡는다.

김 단장은 뜻이 맞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여울연주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여울연주단은 농촌재능나눔(기업이나 개인, 단체가 나누고자 하는 재능을 등록하고, 농촌에서 필요한 재능을 나누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전국 곳곳 농촌 마을을 다니며 사물놀이부터 색소폰과 오카리나 연주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경북 의성군 금성면 탑리2리 우매마을 노인회관에서 만난 김 단장은 평소와 같이 단원들과 함께 농촌 마을 어르신을 위해 공연준비에 한창이었다. 김 단장은 “공연을 다니며 느끼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처음에는 마을 주민과 어색해도 2~3시간 공연을 하고 나면 어느새 가족이 돼 있다”고 말했다. 우매마을 주민들도 처음 낯선 사람들의 공연에 어색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귀에 익은 노래가 흘러나오면서 어느새 마을 어르신들은 흥에 취해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었다. 김 단장은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상대로 공연할 때도 음악이 나오는 순간만큼은 고통을 잊는 것 같다”며 “때로는 어떤 약보다도 음악이 고통을 달래주는 최고의 치료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김 단장도 2011년 위암 투병으로 생사를 오갔다. 지금은 완쾌된 상태다.

그는 “나의 연주로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 또한 행복해 내 안에서 자라나던 암세포도 치료된 것 같다”며 “내 건강을 위해서라도 재능 나눔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여울연주단은 40여 회에 걸쳐 농촌 마을과 노인회관, 보육원 등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펼쳤다. 김 단장은 올해도 한국농어촌공사의 지원 아래 전국을 돌며 재능 나눔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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