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오른쪽 두 번째)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오른쪽 두 번째)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5월 대선 맞아
선거결과 영향 최소화 ‘고심’

후보들 공약 공통분모 찾아
野 양극화해소 등 대폭 반영

차기정부 추경 편성 가능성
내년 예산 420조원 넘을수도


정부가 28일 내놓은 ‘2018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은 ‘5·9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에서 ‘공통분모’를 뽑아내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5월에 대선이 치러지는 헌정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시간에 쫓기는 예산 당국이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활용할 수 있는 예산안 편성 지침을 내놓는, 나름의 ‘묘수(妙手)’를 찾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부는 대선이 치러진 뒤 당선자의 국정운영 철학을 반영해 사상 초유의 ‘예산안 편성 보완 지침’을 각 부처에 하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의 공약은 재정의 뒷받침이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정치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이 조기에 국정을 책임지고 정상화해야 하기 때문이어서 예산 당국도 극히 이례적인 정치 일정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 예산안 편성 과정은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돌발변수’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정부가 경기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 등 공약 이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나설 경우, 내년 예산안과 추경을 동시에 편성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정부가 내놓은 ‘2016∼202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예산(총지출) 규모는 올해보다 3.4% 늘어난 414조3000억 원으로 책정돼 있다. 그러나 현재 대선 주자들이 내놓고 있는 각종 공약을 고려할 때 내년 예산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 규모가 415조∼425조 원 안팎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올해 예산(400조5000억 원)보다 14조5000억(3.6%)∼24조5000억 원(6.1%) 안팎으로 증가한 확장적 예산이 된다. 그러나 내년 예산이 당초 전망치보다 많이 늘어나면 재정 건전성 악화는 필연적이기 때문에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 편성 지침에 양극화 완화와 4차 산업혁명 대응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올 8월쯤 윤곽을 드러낼 내년 예산안에서 양극화 완화와 4차 산업혁명 등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예산의 세부 내역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예산안 편성 지침에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양극화 완화는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재등장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내년 예산안 편성 지침이 차기 정부 출범 이후 상당히 바뀔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기재부는 “이번에 내놓은 지침 중에서 80∼90%는 차기 정부 출범 후에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만큼 시대의 흐름과 대권 후보들의 공약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내년 예산안 편성 지침에 포함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부에서는 야당의 집권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따라 ‘코드 맞추기’를 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내년 예산 지침은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 부문이 내년 예산안 편성 시 준수 또는 준용해야 하는 가이드라인(기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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