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 미루던 황창규 회장 증언
“수준이하 내용에 추진 안해”
“안종범 독촉에 이동수 채용”


회사 출장 등의 사유로 수차례 출석을 미뤄온 황창규(64) KT 회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안종범 수석이 ‘윗선’을 언급해 (차은택 씨 측근인) 이동수 씨를 KT의 전무 자리에 앉혔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언급한 윗선을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최 씨가 만든 더블루K의 사업계획서를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28일 열린 최 씨와 안 전 수석의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한 24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황 회장은 KT 인사에 청와대가 개입한 배경을 설명하며 “안 전 수석으로부터 수차례 독촉 전화를 받았으며, 청와대 지시가 아니었으면 이동수 씨를 만날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동안 회사 출장 사유에 더해 “검찰에서 한 진술 외에 더 아는 내용이 없다”며 증인으로 나오지 않았던 황 회장은 이날 증인으로 나와 당시 청와대가 다각도로 인사압력을 넣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 회장은 KT가 최 씨의 실소유 회사인 광고업체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몰아준 배경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2016년 2월 박 전 대통령과 독대 후 더블루K가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융합 저변확대’를 주제로 작성한 연구용역 제안서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KT스키단 창단 계획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자료를 받은 후 황 회장은 부하 직원들에게 계획서와 제안서 내용을 검토하게 했으나 사업을 추진하지 않았다. 그는 “내용이 수준 이하여서 청와대의 요청임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정유라(21) 씨에게 학점 특혜를 주라는 지시를 내린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이인성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 교수의 2회 공판준비기일이 이날 형사29부(부장 김수정) 심리로 열렸다. 이 교수는 이화여대 학사비리와 관련해 주요 피고인들과 같이 “정 씨에게 학점 혜택을 준 것은 체육특기자 배려 차원이지 최 씨의 딸이기 때문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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