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인·노예화·고문 등 여전
유엔 특별재판 설립 검토를”
“북한은 스탈린 공산주의의 마지막 흔적이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지금도 자행되는 인권 범죄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는 국제형사재판소 제소와 유엔 특별 재판 설립 등을 검토해야 한다.”
‘북한의 솔제니친’이라 불리는 작가 반디의 작품집 ‘고발’(다산북스·사진) 재출간(2월 13일) 이후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29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북한의 솔제니친, 반디의 고발과 국제사회의 과제’를 주제로 국제 콘퍼런스가 열렸다.
이 콘퍼런스는 ‘고발’ 재출간을 주도한 북한 인권운동단체 행복한통일로가 주최하고 다산북스, 통일부 등이 후원해 열리는 자리. 미국, 프랑스, 벨기에 등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온 국제 출판 및 인권 전문가들이 문학을 통한 북한 인권 고발과 국제적 연대 강화를 촉구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벨기에 인권단체 ‘국경 없는 인권’(HRWF·Human Rights Without Frontiers)의 윌리 포트레 회장은 “2014년 유엔 인권 조사위원회의 북한 인권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아직도 살인, 노예화, 고문 등 광범위한 인권 범죄가 최고 정책 단계에서 용인되고 있다”며 “북한 내 인권 상황의 심각성과 복잡성을 고려할 때 국제 규범에 따른 포괄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 후에는 피에르 리굴로 프랑스 사회역사원장, 바버라 지트워 미국 출판 에이전트, 주잔나 벨기에 국제인권활동가, ‘고발’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임영희 작가, 장해성·도명학·김유진 탈북작가 등이 참여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관계가 어느 때보다 높지만 북한 인권 문제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콘퍼런스 참가자들은 30일에는 임진각과 판문점을 방문해 반디의 안전과 한반도 및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21개국 언어로 번역·출간된 ‘고발’을 낭독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고발’은 북한 체제의 모순을 비판하고 주민들의 참담한 실상을 그린 소설집이다. 2014년 5월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프랑스·일본·영국·미국·독일 등에서 번역됐다.
국내에선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한 반면 해외에서는 크게 주목받았다. 한강의 소설을 번역해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에서 수상했던 데버러 스미스가 영어로 옮겨 영국 작가 단체인 펜(PEN)으로부터 번역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 국내에서 다산북스가 개정판을 펴내면서 세계의 관심이 더 뜨거워졌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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