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번갱도에 통신케이블 설치
“이전 실험 최종패턴과 동일”
美中 정상회담·태양절 전후
4월 6일∼15일쯤 도발 예상
다중폭발‘최종핵실험’가능성
신형엔진 ICBM 발사할 수도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6차 핵실험 준비가 사실상 완료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한반도 안보가 중대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29일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인 2번 갱도 부근에서 통신 케이블을 설치했다. 통신 케이블의 설치는 핵실험 실시 전 마지막 실무작업 단계로 사실상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명령을 기다리면서 6차 핵실험 ‘스탠바이’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병행하는 패키지 도발로 정치·군사적 효과의 극대화를 노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3발 파키스탄식 다중폭발 실험 가능성 = 이날 정보당국은 “현재 풍계리의 동향은 북한이 과거 핵실험을 준비해온 막바지 패턴과 유사하다”면서 “사실상 모든 준비가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사전문가들은 38노스 등이 관측한 위성사진 분석 등을 토대로 이번 실험이 이전과 달리 하루에 1∼3번 갱도에서 2∼3발을 동시에 터뜨리는 과거 파키스탄식 다중폭발실험 또는 위력이 강화된 증폭핵분열탄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핵폭탄 1발을 터트려 실험하면 핵무기 최적화 여부를 알 수 있는 데이터를 정확히 추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라늄 비율이나 기폭장치를 다르게 해서 여러 발을 터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파키스탄의 경우 1998년 5월 28일 3차례, 5월 30일 3차례 등 이틀에 6차례 핵실험을 통해 다량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얻었다.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2∼3발의 다중핵폭발 실험 위력에 견딜 수 있도록 갱도를 더 깊이 파는 과정에서 지하수가 배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폭발력은 5차 핵실험의 최대 20배 = 38노스를 비롯한 핵전문가들은 지난 11일 북쪽 갱도의 굴착작업 규모로 미뤄 6차 핵실험의 위력이 5차 때(10㏏)의 10∼14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이미 스스로 핵무기 소형화를 이뤘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위력 증폭형 핵폭탄을 실험할 가능성이 있다”며 “폭발 위력은 150∼200㏏ 사이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38노스는 2번 갱도가 최대 282kt(28만2000t)의 폭발력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이 펌프를 이용해 북쪽 2번 갱도에서 나온 물을 서쪽 3번 갱도와 동쪽 1번 갱도 방향으로 흘려보내는 배수 작업에 나선 것은 2번 갱도를 더 깊이 파고 더 많은 곁가지 갱도를 뚫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핵융합이 이뤄질 때 엑스(X)선이 고온고압으로 발생해 핵융합을 도와주는데 X선이 제대로 발생하는지를 측정하기 위한 곁가지 갱도를 여러 개 뚫고 많은 통신선을 설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중 정상회담과 태양절 직전 유력 = 군사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오는 4월 6∼7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나 105주년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태양절)을 전후해 6차 핵실험 버튼을 누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강화 의견이 모일 경우 최고인민회의 13기 5차 회의가 열리는 4월 11일 이전인 8∼10일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은 핵실험과 함께 4월 25일 조선인민군창건 85주년에 맞춰 미국을 위협하기 위해 신형 엔진을 장착한 ICBM 시험발사를 감행하는 전략적 도발에 나설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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