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감賞 김유진 양

감사하고 또 감사한,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아버지 이승호 선생님께.

가장 사랑스러운 첫 번째 애제자 유진이에요. 선생님이 학교를 떠나신 지 열흘이 되었네요. 가시는 날까지 선생님이랑 마주치면 울까 봐 안 마주치려고 했어요. 오늘도 군대에서 찍은 선생님 사진을 보면서 그리움을 달랬어요. 선생님이 안 계신 학교는 제 마음처럼 허전해요.

저는 스스로 행복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부모님의 이혼으로 보육원에서 ‘왜 태어났을까?, 이 세상의 모든 불행은 다 나에게 왔다’라고 생각했던 인생을 그 누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선생님은 저에 대해 모르시는 게 없잖아요. 그러니까 나쁜 기억은 빨리 잊어버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는 것과 그 행동이 미울 뿐, 그 사람 자체는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계시겠죠?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선생님 덕분이에요.

공감하면서 잘 들어주셨기 때문에 선생님 앞에서 솔직한 사람이 될 수 있었어요. 눈물이 많은 저를 모두 다그쳤지만 “울고 싶을 때 울어야지, 다 울고 진정되면 얘기해도 괜찮아”라고 하신 것은 선생님이 처음이셨어요. 그 말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예요. 남들은 무관심해할 얘기를 잘 들어주셔서 마음을 열고 더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어요. 그저 그런 얘기를 중요한 얘기로, 그저 그런 사람을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보육원에 살고 있는 저는 학부모회 참석이 불가능했지만, 학부모회에서는 불만스러워했어요. 이상한 소문들이 사람들의 입과 귀를 돌고 돌아 제 귀까지 들려왔어요. 집으로 협박 전화가 오기도 했죠. 그러니 집에서는 당연히 간부 맡는 것을 원치 않으셨어요. 솔직히 진짜 무섭고 힘들었어요. 보육원에 사는 것을 모르는 친구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도 없고 운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었으니까요. 선거를 나간다는 말에 집에서 공부나 하라는 말이 되돌아왔고 도저히 혼자 그 상황을 해결할 자신이 없어서 선생님께 털어놓았어요. 선생님께서는 제 편에서 보육원 선생님들을 설득했고, 믿음에 보답하듯 부회장에 당선되었어요.

선생님은 제 인생을 바꾼 것뿐만 아니라 선생님 없이는 제 인생을 얘기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이에요. 감사한 마음을 이 짧은 편지에는 다 못 담았으니까 제대하시면 꼭 만나서 감사한 마음 제대로 전할게요. 제 아빠이자 스승님이 되어주셔서, 정신적 지주이자 큰 힘이 되어주셔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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