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디자이너들의 K-패션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한 많은 ‘영’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K-패션의 정체성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제 막 디자이너로서 눈도장을 찍기 시작한 이들은 주로 ‘제너레이션 넥스트’ 무대에 올랐다. 언젠가, 혹은 곧, ‘서울컬렉션’의 주요 디자이너가 될 다음 세대라는 의미이자 한국 패션을 이끌어 나갈 차세대라는 뜻도 있다.

지난 27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고 있는 2017 서울패션위크에서 약진한 디자이너들을 살펴본다. 여성 듀오 디자이너가 이끄는 ‘듀이듀이’(왼쪽)를 비롯해 이인주 디자이너의 ‘문리아트웨어’, 이서정 디자이너의 ‘시지엔이’(오른쪽) 등이 눈에 띈다.

‘듀이듀이’는 김진영, 이수연 두 여성이 만든다. 2017 가을·겨울의 주제는 ‘블랙 유머’. 하회탈 문양을 활용한 반지와 귀걸이, 한복 두루마기에서 변형된 롱코트, 그리고 버선을 연상케 하는 신발 등이 참신했다. 무엇보다 이들 토속 소재를 모던한 컬러감으로 풀어낸 점이 돋보인다.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는 빈티지 무드 트렌드에 맞춘 컬렉션은 당장 지갑을 열고 싶게 할 만큼 대중성도 강하다.

‘문리아트웨어’는 치유라는 콘셉트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의 이슈를 끌어 왔다. 예술 치료에 쓰이는 초의 형상을 디자인에 녹여 냈는데, 전체적으로 차분한 컬러감을 유지해 런웨이 무대 그 자체가 힐링의 시간이었다. 한복에 주로 쓰이는 소재나 문양, 자수들을 재해석한 부분에서는 서양과 다른 우리의 것, 한국 패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디자이너의 고민과 열정이 느껴졌다.

‘시지엔이’는 한국적인 아방가르드와 서양적 미니멀리즘의 조화를 추구한다. 쉽게 풀자면, 한국적인 디자인, 전통 소재와 제작 기법을 우리가 평소에 입는 서구식 일상복에 적용한 것이다. 특히 한복의 여밈이나 저고리의 고름 형식 등을 평범한 일상의 옷들 속에 녹여낸 재치가 눈길을 끌었고, 붓의 터치 감이 느껴지는 로고 프린트는 K-패션을 열어갈 감각적인 디자인의 답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며 이 브랜드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였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사진=서울패션위크 제공

관련기사

박동미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