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 “中서 86%” vs 환경과학원 “국내 유발이 더 많아”

백령도가 서울도심 보다 적고
당진이 서울·백령도 보다 많아
“측정기준 개선·정확도 높여야”


미세·초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놓고 정부의 면피성 발표와 정책이 국민에게 오히려 혼란을 불러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책임 비중과 관련해 중국 요인이냐, 국내 요인이냐를 놓고 같은 환경 당국의 발표 내용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정부 대책이 ‘반쪽’에 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3일 “정확한 원인 규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책 또한 갈피를 못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환경부가 ‘수도권을 덮친 초미세먼지의 86%가 중국에서 유입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지만 이에 대한 신뢰도 논란이 일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 3월 17일부터 21일까지 수도권 미세먼지(PM10)의 국외 기여율이 62~8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초미세먼지(PM2.5)의 국외 기여율은 8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 대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국립환경과학원이 초미세먼지를 측정하기 시작한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의 통계를 보면 환경부의 단기 측정 결과와는 많은 차이가 난다. 이 기간에 서울 중구 서소문동에서 측정된 월평균 미세먼지 양은 47.72㎍/㎥, 초미세먼지는 23.77㎍/㎥이었다. 같은 기간 중국과 가장 가까운 백령도에서 측정된 월평균 미세먼지의 양은 49.30㎍/㎥로 서울보다 높았지만, 초미세먼지의 경우 2.01㎍/㎥로 서울보다 크게 낮았다. 백령도는 ‘국가배경농도’ 측정지점, 즉 국내 오염원이 없어 중국의 영향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지역이다. 초미세먼지의 경우 중국보다 국내 유발 요인이 더 큰 데도, 환경부 발표만 놓고 보면 마치 중국 영향이 절대적인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미세먼지는 자동차, 화석연료 연소 등 대부분 인위적인 원인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국내 최대 석탄화력발전소 밀집 지역인 충남 당진에서 지난해 6월 측정된 월평균 미세먼지의 양은 52.0㎍/㎥로 백령도 및 서울과 비슷했지만, 초미세먼지는 30.0㎍/㎥로 두 지역보다 높았다.

이 때문에 초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을 중국이라고만 지적할 경우 대책 역시 반쪽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미세먼지 정책이 이뤄진 지 오래지 않아 이런 혼란이 발생한다고 분석한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미세먼지 기여율은 한국과 중국이 비슷해 어느 한쪽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연구가 이뤄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양국 간 연구결과를 공유하는 등 협력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장임석 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실리를 취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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