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산업 전략적 손잡기 활발
레인컴퍼니, 이승엽 계약 체결
SM, 스포츠 마케팅社와 제휴
NEW, 골프여제 박인비 영입
선수 체계적 관리 필요성 증대
‘이미지 메이킹’ 부가가치 창출
지난달 29일 가수 겸 배우 비의 소속사인 레인컴퍼니가 “삼성 라이온즈 강타자 이승엽과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승엽이 일본 무대에서 뛸 때 일본어 통역 및 전력분석 업무를 맡았던 정창용 씨가 레인컴퍼니 스포츠 에이전시 대표를 맡으며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한솥밥을 먹게 됐다.
연예계와 스포츠계에서는 “의외다” 못지않게 “반갑다”라는 반응이 많다. 스포츠맨도 연예인처럼 체계적인 관리의 테두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연예계가 스포츠 에이전트의 세계에 발을 들인 건 새롭지 않다. 이미 SM, YG, NEW 등 유력 연예기획사들은 일찌감치 유명 스포츠 스타들이 속한 스포츠 에이전시와 손을 잡았다. ‘엔터테인먼트’라는 공통분모를 안은 두 영역의 만남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연예계의 블루오션, 스포테인먼트 = 업계 리딩 그룹인 SM엔터테인먼트(SM)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다. SM은 지난 2015년 손연재, 추신수, 심석희 등이 속한 국내 최대 규모 스포츠마케팅사인 ㈜IB월드와이드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각 분야 1위 기업 간의 만남은 스포테인먼트(sportainment)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사명 또한 ‘갤럭시아SM’으로 바뀌었다.
영화 ‘변호인’과 ‘7번 방의 선물’ 등을 투자배급한 NEW 역시 지난 2월 국제스포츠대회 중계권 배급과 스포츠선수 매니지먼트 등을 주업무로 삼는 ‘브라보앤뉴’를 신설했다. ‘골프여제’ 박인비를 비롯해 유소연, 허미정 등 골프선수들과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이승훈 선수도 영입했다.
이 외에도 그룹 빅뱅과 배우 강동원, 차승원 등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도 지난 2015년 골프 마케팅·유통 기업인 지애드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한 후 ‘YG스포츠’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골프선수 김효주가 이 회사 소속이다.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로 손꼽히는 프로야구에서 이번 시즌이 끝난 후 에이전트 제도가 시행되면서 두 업계 간 합종연횡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숱한 한류스타들의 매니지먼트와 에이전트 업무를 담당하며 국내외에서 노하우를 쌓은 연예기획사들은 3월 초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주최로 열린 에이전트 제도 세미나에서 제시된 가이드라인을 눈여겨보며 다음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 이승엽을 영입한 레인컴퍼니 스포츠 에이전시 정창용 대표는 “최근 들어 선수 서포트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마침 KBO 리그도 에이전트 제도가 시행됐고 선수들의 상품 가치를 키우고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뒤에서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연예인과 스포츠맨은 통한다? = 연예계와 스포츠계는 ‘스타’를 다룬다는 측면에서 뿌리가 같다. 대중의 인기를 기반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실력 못지않게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하다. 연예인의 출연료, 스포츠맨의 연봉이나 상금과 같은 고정적인 수입 외에 대중적 인기 여하에 따라 CF 출연, 행사 섭외 등을 통해 수십∼수백억 원에 이르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터라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수반돼야 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기력과 인기가 비례하지 않듯, 스포츠맨도 반드시 실력과 인기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며 “연예인과 마찬가지로 스포츠맨이 오로지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해주며 그들의 이미지 관리를 통해 몸값을 끌어올리는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스포츠맨은 방송가의 주요 섭외 대상이기도 하다. 각종 토크쇼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며 인지도를 쌓는 기회로 삼는다. SM의 자회사 SM C&C는 지난해 말 갤럭시아SM 소속이던 박인비에게 골프를 배우는 것을 콘셉트로 삼은 예능 ‘전설의 초대:셀럽 챔피언스 트로피’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SM C&C 소속 예능인 신동엽, 강호동, 이수근과 소속 가수 보아, 슈퍼주니어 이특, 소녀시대 효연 등이 대거 참여했다. 제작, 섭외, 출연이 모두 한울타리 안에서 이뤄진 셈이다.
방송인으로 거듭나는 스포츠맨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도 두 업계의 교류가 잦아지는 이유다. 대다수 스포츠맨은 40대 전 전성기가 끝난다. 은퇴를 택한 그들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방송가를 노크한다. 안정환, 서장훈, 현주엽 등이 대표적이다. 서장훈이 속한 미스틱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단체 스포츠를 오래 해온 선수 출신들은 협업을 통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방송가에서도 적응이 빠른 편”이라며 “단순한 방송 출연 외에 연예인과 달리 그들이 할 수 있는 영역을 개발하는 것이 기획사의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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