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OCN 주말드라마 ‘터널’의 상승세가 무섭다. 역대 OCN 드라마 중 가장 높은 1회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3회 만에 4%를 돌파했다. 이 정도면 ‘38사기동대’와 ‘보이스’도 깨지 못했던 ‘마의 6%벽’도 능히 넘을 전망이다.

‘터널’은 일단 스토리가 흥미롭다. ‘뻔한 타임슬립’이라던 우려는 일찌감치 깼다. 촘촘한 전개와 씨실과 날실이 엮이는 듯한 내러티브로 시청자들이 쉽게 채널을 돌리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아무리 레시피가 훌륭해도, 주재료가 부실하면 맛은 떨어진다. 결국 ‘터널’이라는 탄탄한 레시피를 돋보이게 만드는 존재는 신선하고 매력적인 주인공 박광호를 연기하는 최진혁이다. 기존 드라마에서 도회적인 매력을 과시하며 세련된 느낌을 강조하던 최진혁은 30대를 여는 작품인 ‘터널’에서는 수컷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1980년대를 관통한 열정적인 형사를 연기할 때는 우직함이 강조되고, 그런 그가 2017년으로 타임슬립한 후 현대적인 모습으로 바뀌자 세련된 카리스마가 도드라진다.

박광호는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1980년대 남자가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등 2017년의 첨단 장비를 보며 깜짝 놀라는 장면이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에서 흘러나오는 안내 멘트를 듣고 의아해하며 두리번거리는 그의 모습은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시킨다. 강력 사건을 다뤄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는 ‘터널’의 분위기가 최진혁 특유의 너스레 연기를 통해 숨통이 트인 셈이다.

‘터널’의 관계자는 “최진혁은 어느덧 완급을 조절할 줄 아는 배우가 됐다”며 “‘터널’이 기존 타임슬립물에 비해 대중의 호응을 얻는 것은 ‘터널’의 개연성 있는 전개와 고개를 끄덕일 만한 연기력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최진혁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모로만 평가해도 손색이 없는 최진혁은 여성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 모으는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여성 시청자들이 멜로물을 선호하고, 살인과 폭력을 다루는 장르물을 기피하는 것을 고려하면 ‘터널’의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지난 1일 방송된 ‘터널’ 3회는 전국 시청률 4.2%, 타깃시청률(남녀 25∼49세)은 평균 4.8%였다. 하지만 성별과 나이대 별로 구분하면 30대 여성 시청률이 평균 7.4%, 최고 8.8%로 역대 OCN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주소비계층인 직장인 여성들이 ‘터널’을 본다는 의미다. 광고주들이 드라마나 영화 등을 보고 지갑을 여는 직장인 여성들을 주요 타깃층으로 삼는 것은 감안하면 최진혁을 향한 쏠림현상은 배우 개인뿐만 아니라 작품 전체로 보더라도 꽤 바람직하다.

최진혁의 소속사 지트리크리에이티브 측은 “3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인간미를 느낄 수 없는 김선재(윤현민) 신재이(이유영)와 펼치는 본격적인 에피소드에서 이들의 ‘휴먼 앙상블’을 더욱 깊이 있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여성 시청자들을 비롯해 다양한 시청층의 사랑을 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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