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채가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1400조(兆) 원을 돌파했다. 정확히 1433조1000억 원이다. 국가부채는 국가채무에 4대 연금 충당부채와 공기업 부채 등을 포괄한 개념이다. 정부가 갚아야 할 국가채무도 600조 원을 넘어 627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된 ‘2016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 내용이다. 나랏빚이 총체적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국가부채가 급증한 건 공무원·군인 연금 충당부채 증가 탓이 크다. 하지만 국가채무가 크게 는 데 따른 당연한 귀결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재정건전성 지표인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23조 원 가량으로 전년보다 15조 원 이상 줄었다는 점이다.

우리 재정 상황은 양호하다는 정부 입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등을 견줘볼 때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무서운 증가 속도가 문제다. 국가채무만 해도 2011년 400조 원, 2014년 500조 원을 넘은 데 이어 2년 만에 600조 원대를 뚫었다. BIS에 따르면 우리 정부 부채 증가율은 지난 5년간 66.7%로 G20 국가 중 그 속도가 가장 빠르다. 더 큰 걱정은 나랏빚이 앞으로도 급속히 늘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저출산·고령화와 일자리, 복지 지출 등으로 돈 쓸 데는 많은데 저성장으로 세입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도 지난해 말 1300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 부실 증가로 기업부채도 심각한 수준이다. ‘부채공화국’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들리는 이유다. 채무가 늘면 각 경제 주체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게 상례다. 그런데도 조기 대선 주자들은 표심 붙잡기에 혈안이 된 나머지 앞장서서 ‘묻지 마 혈세’가 들어갈 망국(亡國) 공약을 쏟아낸다. 대부분 미래 세대의 부담이다. 무책임의 극치다. 각 당에서 공식 선출된 대선 후보들은 지금이라도 포퓰리즘 공약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술책을 접어야 한다. 캠프 때 급조한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라면 국민에게 솔직히 이해를 구하고 전면 폐기하는 게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의 용기 있는 행동이다. 합리적이고 창의적인 공약으로 승부해야 한다. 예산 지출을 법으로 통제하는 재정건전화법의 국회 처리도 화급해졌다. 대선 주자들의 맹성(猛省)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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