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선·보호무역주의 유지
통상압력 강화 대비책 시급
의약품 인허가 간소화 예상
국내 IT·보안시장엔 ‘호재’
국경장벽엔 韓건설업 호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의회에 제출한 첫 연방예산안에 미국 최우선주의·보호무역·국방안보 강화 등 선거공약이 충실히 반영돼 있어 한국은 향후 통상압력 강화 등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KOTRA가 5일 발표한 ‘2018년도 미국 대통령 예산안과 대 한국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3월16일 의회에 제출한 2018년도 연방예산안에서 국방·안보 예산 증액과 함께 무역집행권 강화, 친환경정책 축소, 인프라·제약·정보기술(IT) 육성 등의 국정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예산편성은 의회 고유 권한이지만 행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은 대통령 국정 철학과 향후 정책 우선순위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방 예산 540억 달러(전년 대비 10%) 증액을 제시했으며 핵심 대선공약인 불법 이민자 단속, 강력범죄 퇴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포함한 안보 예산 증액도 요청했다.
반대로 환경보호청 예산의 31.4%를 삭감하는 등 국방·안보 분야를 제외한 전 부처 예산 삭감을 요청해 전체 정부 예산을 올해 1조681억 달러에서 2018년 1조654억 달러로 27억 달러(0.25%) 줄이기로 했다.
이번 예산안을 통해 드러난 한국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우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통상압력 강화를 들 수 있다. 전임 행정부의 소프트파워 외교를 폐기하고 국방력을 앞세운 하드파워 기조의 대외 정책을 강력히 시사해 한미 FTA 재협상, 주한미군 방위비 추가 분담 요구 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은 지난 3월 초 발표한 2017년 대통령 무역정책 어젠다에서도 해외시장 개방을 위해 가능한 모든 영향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의 수출진흥 기능은 축소하되 반덤핑, 상계관세 조사 등 불공정 무역행위를 적발·시정하는 무역집행 기능은 확대한다는 계획이어서 수입규제 증가가 우려된다. 활용 가능한 집행수단으로는 피해기업 제소 없이도 상무부 자체적으로 반덤핑·상계관세 조사 개시권 발동, 불리한 가용정보 활용한 고강도 덤핑 마진 산정, 특정시장상황(특정국이 제품 생산원가를 심각하게 왜곡해 수출) 고려 등을 들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의 기회 요인도 지적됐다. 3년 6개월간 최소 216억 달러가 투자되는 국경 장벽 프로젝트에 바이아메리칸 법이 적용되지 않아 우리 기업도 건설 장비 및 기자재 조달에 참여할 수 있다. 의약품 인허가 간소화 및 수입을 확대할 예정이어서 관련 기업에 호재가 될 전망이고 IT 및 보안 시장 확대도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친환경정책 대폭 축소로 전기차 배터리 및 관련 부품시장 성장에는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KOTRA 측은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운영 향방을 예측하기 위해 구체적 숫자가 나온 예산안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